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최근 '해외직구'를 통해 고가의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고장 발생시 마주하는 현실은 가혹하다.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름만 믿고 샀다가는 수백만 원의 수리비를 지불하거나, 아예 수리 자체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해외 현지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한국으로 가져오는 순간 '품질보증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 "해외서 사면 남인가요?"…수리 거절에 '수리비 폭탄'까지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김 모 씨의 사례는 해외 구매 가전 AS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 씨는 중국 거주 당시 약 600만원을 들여 LG전자의 최고급 라인인 OLED TV를 구매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이사 온 뒤 제품에 문제가 생기자 서비스센터로부터 "해외 구매 제품이라 국내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안내를 받았다.
재차 확인 결과 '수리 가능' 품목으로 판명되어 유상 AS 절차가 진행됐으나, 이번엔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패널 교체와 출장비 등을 합쳐 무려 250만원이라는 견적이 나온 것이다. 김 씨는 "글로벌 기업 제품인데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수리비가 새 제품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TV·폰은 1년 무상, 냉장고·세탁기는 '유상'이 원칙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S 정책을 뜯어보면 제품군에 따라 서비스의 깊이가 확연히 다르다.
· TV·노트북·스마트폰 : 이른바 '국제 보증(IWS)' 혹은 글로벌 정책이 적용되어 국내에서도 1년의 무상 품질보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내 모델의 경우 TV 패널 보증 기간이 2년인 것과 달리 해외 제품은 1년만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냉장고·세탁기·에어컨 : 이들 생활가전은 '국제 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조건 유상 수리가 원칙이며, 부품 확보 상황에 따라 수리 기간이 한없이 길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수리 자체가 불가할 수도 있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구매 증빙 자료'다. 영수증이나 운송장(B/L) 등이 없으면 구입 시점을 확인할 수 없어 무상 기간 내라도 유상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낭패를 볼 수 있다.
< 삼성·LG 주요 가전제품 해외 구매 시 국내 AS 기준 >
| 구분 | 대상 품목 |
무상 보증 여부 |
서비스 특징 및 주의사항 |
| 디지털 기기 | 스마트폰, 노트북 | 1년 (IWS 적용) |
* 노트북 메인보드 등 주요 부품 포함 * 구입 영수증 등 증빙 자료 필수 |
| 영상 가전 | TV | 1년 |
* 국내 제품(패널 2년)보다 보증 짧음 * 부품 미보유 시 수리 지연/불가 가능성 |
| 생활 가전 |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 무상 불가 (유상만) |
* 국제 보증 미적용 (판매국 기준 적용) * 국내 부품과 호환 안 될 시 수리 불가 |
| PC 및 소품 |
데스크톱, 올인원PC, 블루투스 헤드셋 |
서비스 제한 |
* 구매한 국가에서만 서비스가 원칙 * 국내 서비스 센터에서 접수 거부될 수 있음 |
■ "옵션이 달라서" vs "기준 완화해야"
가전 업체들이 해외 제품의 AS를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기술적 차이'다. 국가별로 전압(110V/220V)이나 주파수가 다르고, 탑재되는 통신 모듈이나 부가 기능 옵션이 제각각이라 국내 부품과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논리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부품 수급 체계가 글로벌화된 시대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일수록 해외와 국내의 가격 차이가 큰데, 이를 AS 차별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 전문가들 "직구 전 '국제 보증' 리스트 확인 필수"
전문가들은 해외 구매 시 반드시 해당 모델의 국제 보증 서비스(IWS, International Warranty Services)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수 한국소비자법학회장은 “글로벌 시장이 통합된 만큼 최소한 유상 수리라도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공통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면서도 “소비자 역시 가격 이점만 볼 것이 아니라, 액세서리나 데스크톱 등 AS가 아예 제한되는 품목인지 사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상 보증 서비스 이용 필수 체크리스트 >
| 항목 | 상세 내용 |
| 필수 증빙 자료 | 구매 영수증(Invoice), 운송장(B/L) 등 (구입일 입증 불가 시 유상 전환) |
| 국제 보증(IWS) | 한국, 미국, 캐나다 등 15개 주요 국가 간 체결 여부 확인 |
| 부품 호환성 | 전압(V), 주파수(Hz) 차이로 인한 국내 부품 사용 불가 시 수리 거절 사유 |
| 추가 비용 | 해외 부품 주문 시 물류비, 관세 및 기사 출장비 별도 청구 가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