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주력 사업 부문 인적분할이 완료되면서 한화그룹의 3세 경영권 승계 구도가 한층 선명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분할로 설립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독립을 위한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군더더기' 뺀 한화에어로, '방산·항공' 전문기업으로 도약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공지능(AI) 산단 및 보안 솔루션, 차세대 로봇 사업을 전담해온 비주력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 지주회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출범시켰다.
이번 분할의 표면적인 이유는 '사업 전문성 강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간 방산, 항공우주라는 거대 담론 속에 가려져 있던 정밀기계와 보안(비전) 사업을 독립시킴으로써, 본체는 글로벌 토탈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신설 법인은 각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복잡했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가치 평가(Valuation)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 '막내' 김동선의 독립…로봇·유통 시너지 노리나
재계의 시선은 이번 분할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누구냐에 쏠려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며 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에너지·항공우주 등 그룹의 주력을,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을, 그리고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호텔·로봇 부문을 맡는 구도다.
이번에 분할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산하에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가 편입됐다. 특히 한화정밀기계는 협동 로봇 등 차세대 먹거리를 보유하고 있어, 이미 로보틱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보폭을 넓혀줄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기존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첨단 기술' 날개까지 달게 된 셈이다.
■ 계열 분리 가능성 솔솔…'한화' 브랜드 사용은 어떻게?
이번 인적분할은 단순한 사업 쪼개기를 넘어 향후 '완전한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적분할의 특성상 주주 구성이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향후 지분 스왑(Swap)이나 매각 등을 통해 형제간의 사업 영역을 완전히 분리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장 계열 분리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분할로 인해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독자적인 경영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무대가 완성됐다"며 "향후 유통과 로봇을 결합한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안착될 경우, LG와 GS의 사례처럼 아름다운 이별(계열 분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시장의 시선 "승계 명확성은 호재, 실적 증명은 숙제"
주식 시장은 대체로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불확실했던 승계 구도가 명확해짐에 따라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사라졌고, 각 법인의 전문 경영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숙제도 남아 있다. 신설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대기업 지주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한다. 특히 AI 보안 시장과 협동 로봇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만큼,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뉴 한화'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증명이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완성도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백년대계'를 위한 승계의 큰 그림을 마무리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분할된 각 주체들이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으며 독자 생존의 토대를 얼마나 탄탄히 다지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