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이노파이안은 2024년 기준 총자산 6억원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비상장 신생 법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사 엑시온그룹(구 아이에스이커머스)의 최대주주 자리를 단숨에 차지했다. 인수대금은 구주 298억원, 신주 150억원 등 총 450억원 규모, 자산 대비 70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이노파이안은 엑시온그룹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아이에스이네트워크 및 특수관계인(한영과학·삼안통상)으로부터 경영권과 주식을 매입하며 20%의 구주 지분과 19.6%의 신주 지분을 확보, 총 39.61%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됐다.
하지만 실상은 ‘지분 인수 대금 미납’ 상태다. 298억원의 구주 매입대금 중 200억원의 계약금만 지급됐고, 잔금 98억 원은 당초 9월말 지급에서 11월로, 다시 내년 6월로 재연기됐다. 150억 원 규모의 신주 인수대금도 차입금으로 충당됐다. 즉, 이노파이안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외부차입에 의존해 인수를 진행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와 경영권은 이미 이노파이안 측으로 넘어갔다. 이노파이안의 최대주주 이승철 씨가 엑시온그룹의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기존 경영진은 전원 사퇴했다. 이사회를 장악했지만 인수는 아직 ‘미완’, 지분 취득은 명목상으로만 완료된 기형적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노파이안을 두고 “실체가 불투명한 페이퍼컴퍼니가 자금력을 앞세워 경영권을 장악한 사례”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총자산 6억원의 기업이 4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인수를 단행했다는 점, 그 자금의 출처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대금 미납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이 이미 이전됐다는 점은 모두 지배구조 투명성과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 기업이 대규모 상장사 인수를 진행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런 구조는 외부 차입이나 제3자 자금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노파이안의 인수는 ‘자금의 실소유주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남긴 채 여전히 ‘미완의 거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