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12월24일 단행한 SW·IT 부문 인사의 정점은 단연 진은숙 사장의 승진이다. 2022년 ICT본부장으로 영입된 지 불과 3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진 사장은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장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진 사장은 NHN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으로 영입 당시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합류 이후 글로벌 원 앱(One App) 통합 작업과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 등 방대한 그룹 IT 인프라를 혁신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올해 3월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사장까지 오르며, 그룹 내 IT 전략의 핵심 브레인임을 입증했다.
■ '개발자 중심' 조직으로…현대오토에버 류석문 신임 대표
그룹의 소프트웨어 핵심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류석문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류 신임 대표 역시 쏘카 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을 거친 전형적인 IT 전문가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에서 영입한 기술 인재들에게 그룹의 핵심 키를 맡겼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기업의 문화를 '개발자 중심'의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로 바꾸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류 대표는 앞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고도화와 품질 경쟁력 확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 SDV 전환, 이제 '말'이 아닌 '실천'의 단계
현대차그룹은 현재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의 전환을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이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닌, '달리는 스마트폰'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ICT 역량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다음의 세 가지 전략적 포인트를 시사한다. 기술 중심 경영 강화 즉, 관리형 리더보다 실질적인 개발 역량을 갖춘 기술 리더를 우대하겠다는 신호다. 글로벌 IT 생태계 구축, 클라우드와 플랫폼 전문가를 사장단에 배치함으로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디지털 전환(DX) 완성, 그룹 내부 시스템부터 차량 소프트웨어까지 일관된 IT 전략을 실행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하드웨어의 현대차"를 넘어 "소프트웨어의 현대차"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진은숙 사장과 류석문 대표라는 두 IT 거물이 이끌 현대차그룹의 미래가 모빌리티 시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