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95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SK실트론 인수와 연계된 ‘실탄 마련’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산은 12월23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1170만 주(지분 18.05%)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약 9477억원으로, 두산 자기자본 대비 7.97%에 해당한다. 처분 예정일은 2026년 2월 27일이다.
이번 지분 처분과 함께 두산은 장외파생상품인 주가수익스왑(PRS) 계약도 체결한다. PRS는 보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와 계약을 맺어 자금을 조달한 뒤, 계약 종료 시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기준가격은 주당 8만1000원이며 계약 기간은 3년이다. 합의에 따라 중도 정산도 가능하다.
계약 상대방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다. 두산은 PRS 방식을 통해 중장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분 처분 이후에도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50.06%로 과반을 유지한다. 두산은 “이번 매각 외에 추가적인 두산로보틱스 주식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SK실트론 인수를 염두에 둔 자금 조달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는 SK실트론 지분 매각과 관련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전문 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미 반도체 후공정 기업 두산테스나 등을 통해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SK실트론 인수가 성사될 경우, 전공정 소재부터 패키징 소재·후공정(테스트)로 이어지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