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삼성SDI(006400)가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선전과 일회성 보상금 유입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겠으나, 북미 LFP(리튬·인산·철) ESS 라인이 가동되는 4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V자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천당과 지옥’ 오간 4분기… ESS가 구원투수
삼성SDI는 지난 2월 2일 공시를 통해 2025년 4분기 매출 3조 8,587억 원, 영업손실 2,99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전 분기(약 5,900억 원) 대비 약 50% 축소되며 실적 바닥을 확인하는 모양새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3조 2,667억 원, 영업손실 1조 7,224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적자 폭이 동반 축소되며 '최악은 지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실적의 숨은 공신은 '보상금'과 'AMPC'였다. PHEV 리콜 관련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주요 고객사의 물량 미달에 따른 보상금(약 3,000억 원 이상 추정)이 반영되며 손익을 방어했다. 특히 미국 내 ESS 라인 가동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798억 원이 실적에 녹아들며 북미 시장의 수익성을 입증했다.
■ 증권가 "27년 전고체·LFP 라인업이 핵심 키"
신영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삼성SDI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7,000억 원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EV 부문의 회복 가시성은 낮지만, 북미 ESS 시장의 수주 환경은 매우 우호적"이라며 "2027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의 LFP 라인이 가동되면 ESS 사업부가 EV의 적자를 상쇄하며 전사 흑자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최근 피지컬 AI 및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따라 삼성SDI가 보유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로드맵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최악의 실적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4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단기 실적은 부진해도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와 ESS 수주 확대 등 중장기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를 ESS 부문이 방어하는 구조"라며 "2026년 AMPC 수취 물량이 7.6GWh까지 늘어날 전망인 만큼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1분기 전망 "일회성 요인 소멸, 고정비 완화 주력"
올해 1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3조 4,000억 원, 영업손실은 2,618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 유입됐던 대규모 보상금 효과는 사라지지만, 판매량 회복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ESS 부문의 매출 성장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전략은 단순 외형 성장이 아닌 전고체 등 '초격차 기술'을 통한 수익성 중심"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과 북미 인프라 투자가 맞물리면 반등 탄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