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정부가 1,400조 원에 달하는 국가 연기금의 운용 성적을 매길 때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기로 했다. 그간 코스피 우량주 위주로만 자금을 굴리던 연기금에 코스닥 투자를 사실상 ‘강제’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삼천닥(코스닥 지수 3,000)’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포석이다.
기획예산처는 1월 29일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 지침’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연기금 수익률의 잣대인 기준수익률(벤치마크·BM) 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친 점이다.
앞으로 대형·중소형 기금의 국내주식형 평가 시 코스닥 지수가 5% 혼합된다. 기존에는 코스피 지수만이 유일한 기준이었으나, 이제는 코스닥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을 경우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에서 불리한 판정을 받게 된다.
현재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액은 5조 8,000억 원(2024년 기준)으로 전체 국내 주식 투자 규모의 단 3.7%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연기금이라는 ‘거대한 저수지’의 물줄기를 코스닥으로 돌려,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벤처투자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채찍과 당근도 동시에 제시됐다. 기획처는 기금운용평가 내 벤처투자 배점을 기존 1점에서 2점으로 전격 확대했다. 이는 국민연금 등 대규모 기금을 포함한 67개 전 기금에 적용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수익률 면죄부’다. 신규 벤처투자에 따른 초기 수익률 하락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펀드 결성 후 초기 3년간의 수익률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연기금 운용역들이 단기 실적 압박 없이 혁신 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정부는 또한 430조 원 규모로 불어난 해외 자산에 대해 ‘리스크 관리’ 고삐를 죄기로 했다. 환율 변동 위험 관리 항목을 신설하고 기금 규모에 따라 최대 1.5점의 배점을 신설했다. 반면, 이미 활성화된 해외투자 다변화 노력 항목은 삭제해, 자금의 시선을 다시 국내 시장과 정책 펀드로 돌리도록 유도했다.
임기근 대행은 “연기금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수익성을 넘어 혁신 생태계 활성화라는 사회경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 지침이 각 기금 자산운용의 실질적인 ‘네비게이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