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다이아의 굴욕…1/10 가격 '인공'에 시장 뺏겼다

  • 등록 2026.01.02 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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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 안전자산 명성 잃고 소비재 전락
BofA 지수 사상 최저… 인플레 방어 수단 상실에 재테크族 외면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한때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자 불변의 자산으로 여겨졌던 천연 다이아몬드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블룸버그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는 최근 기록적인 폭락을 거듭하며 이번 세기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 차트로 본 다이아몬드 잔혹사… 2011년 대비 60% 이상 증발

 

첨부된 '다이아몬드 가격 지수(Diamond Price Index)' 그래프를 분석해보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11년 약 8,000을 상회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장기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2022년 일시적 반등 이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며 최근에는 3,000선 초반까지 밀려났다.이는 고점 대비 무려 60% 이상 하락한 수치로, 사실상 이번 세기 최저점을 경신한 것이다.

 

 

 

■ ‘가성비’ 앞세운 랩그로운의 습격… 시장 판도 뒤집어

 

이 같은 폭락의 주범으로는 ‘랩그로운(Lab-Grown, 인공) 다이아몬드’의 부상이 꼽힌다. 기술 발달로 천연석과 화학적·물리적 구조가 동일한 다이아몬드를 실험실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이 천연석의 1/10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약혼반지의 50% 이상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로 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 천연석을 고집할 이유를 찾지 못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의 수요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투자 가치 제로"… 금·은 오를 때 혼자 뒷걸음질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과 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따라 급등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다이아몬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이아몬드는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며 "한때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자마자 가치가 떨어지는 소비재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한때 부의 상징이었던 다이아몬드가 기술 혁신과 소비자 인식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무릎을 꿇은 모양새다.

온인주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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