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배터리 합작 공장 건물 자산을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의 미국 법인에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합작 공장 가동을 앞두고 고정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한편, 수요 가시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전략적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 공장의 건물 및 건물 관련 자산을 혼다 미국 법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장 부지와 생산 장비는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매각 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자산가치로 4조 2,243억 원이다. 다만 최종 거래 금액은 향후 실사 결과와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매각 대금은 내년 상반기 중 수취할 예정이다.
L-H 배터리 컴퍼니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가 지난 2023년 설립한 합작법인(JV)으로, 내년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자산 처분에도 불구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JV 지분율 51%는 유지되며, 공장 가동과 생산 일정에도 변화는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전기차(EV) 정책 환경 변화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시설 자산에 묶이는 구조를 완화하고 자본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고정자산 일부를 유동화해 합작법인 운영 자금과 재무 부담을 관리하는 동시에, 향후 성장 전략에 맞는 자본 재배치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ESS 등 상대적으로 수요 가시성이 높은 분야로 투자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전략 변화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와 국내를 중심으로 ESS용 배터리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대상이 된 건물은 향후 합작법인이 혼다 아메리카로부터 리스(임차)하는 방식으로 계속 사용된다. 이에 따라 생산과 운영 계획에는 차질이 없으며, 투자 비중이 컸던 건물 자산을 리스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단기적인 투자 부담 완화와 현금 흐름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혼다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다 아메리카 역시 합작법인이 사업 운영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배터리 및 전기차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하이오 합작 공장은 기존 계획대로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되는 배터리는 혼다와 아큐라 브랜드의 북미 시장용 차량에 탑재되며, 향후 풀하이브리드차(FH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의 적용 확대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말부터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