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지분 10% 확보" 손정의, 57조원 베팅 완료

  • 등록 2025.12.31 09: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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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400억 달러 전액 집행…MS 이어 '3대 주주' 등극
연내 투자 약속 이행, 초대형 데이터센터 등 AI 생태계 장악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일본 소프트뱅크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약속했던 400억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마침내 매듭지었다. 당초 12~24개월에 걸쳐 집행될 예정이었던 이번 투자는 단 10개월 만에 전액 송금이 완료되며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의 이번 결정은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손에 쥐겠다는 강력한 야심이 담겨 있다.

 

■ "울며 겨자 먹기로 엔비디아 매각"…왜 오픈AI였나?

 

이번 투자의 가장 극적인 지점은 재원 마련 방식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약 58억 달러에 매각했다. 손 회장은 최근 "사실 한 주도 팔고 싶지 않았지만, 오픈AI 투자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았다"고 토로했을 만큼 엔비디아는 효자 종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AI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의 주도권이 칩 제조(엔비디아)에서 AI 서비스 주권(오픈AI)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로 옮겨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오픈AI의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비영리 재단에 이어 당당히 '3대 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가속화…인프라 패권 노린다

 

소프트뱅크가 송금한 400억 달러의 향방은 명확하다. 상당 부분이 오픈AI가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내에 수 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등이 협력하고 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AI를 구동할 거대 인프라 자산을 직접 소유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AI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 '디지털브리지'를 인수하는 등 AI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하드웨어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 'AI 거품론' 비웃는 손정의式 '압도적 투자'

 

최근 실리콘밸리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해 손 회장은 "AI 거품인가 묻는 사람은 어리석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여왔다. 그는 10년 내 10조 달러를 투자하면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 완료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2,600억 달러를 넘어 3,000억 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MS가 클라우드(Azure)를 통해 오픈AI의 우군이 되었다면, 소프트뱅크는 '막대한 현금'과 '반도체 설계(Arm)',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통해 오픈AI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된 셈이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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