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마침내 제도권 금융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미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역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스페이스X의 상장 소식에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이미 ‘스페이스X 모시기’를 위한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출시 전쟁에 돌입했다. 아직 상장 전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상품이 7개에 달할 정도로 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 시총 2,500조원의 괴물…테슬라 넘고 미 증시 6위 예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 관측하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무려 1조 7,500억 달러(약 2,524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약 2배를 웃도는 수치이며, 머스크의 또 다른 기업인 테슬라(1조3,230억 달러)마저 추월하는 규모다.
상장과 동시에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 증시 시가총액 순위 6위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메머드급’ 상장은 투자자들에게 거대한 기회다. 그간 비상장 주식으로 거래되며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우주 산업의 정수가 공모 시장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 국내 운용사들 "길목 지키기"...4월에만 신규 ETF 쏟아진다
스페이스X를 담기 위한 국내 운용사들의 움직임은 이례적일 만큼 빠르다. 통상 특정 종목의 상장 이후 상품을 구성하는 관례를 깨고, 상장 전부터 ‘스페이스X 편입 예정’을 내걸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깃발을 꽂으려는 곳은 신한자산운용이다. 이달 하순 상장 예정인 'SOL 미국우주항공TOP10 ETF'는 순수 우주산업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10곳을 집중적으로 담는다. 운용사 측은 스페이스X 상장 시 지수 방법론에 따라 즉각 편입을 진행해 사실상 '스페이스X 직구 상품'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중 상장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한투운용은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방식이 아닌, 펀드매니저가 역량을 발휘해 스페이스X를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액티브' 형태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KB자산운용 역시 내부 검토를 마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 이미 시장은 '우주 열풍'...수익률 200% 육박 상품도 등장
기존에 출시된 상품들은 이미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내놓은 '미국 우주항공테크 ETF'는 로켓랩과 조비 에비에이션 등을 담아 상장 4주 만에 순자산 5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 또한 민간 우주산업 밸류체인에 100% 집중하며 스페이스X 상장시 최대 비중 편입을 예고했다.
가장 놀라운 성적표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글로벌 우주항공 펀드다. 2022년 출시 이후 설정 후 수익률이 무려 200% 안팎에 달하며, 순자산 규모는 1년 만에 1,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7배나 급증했다. 우주 산업이 단순한 테마를 넘어 실질적인 '돈이 되는 산업'임을 증명한 셈이다.
■ '올드 스페이스' 가고 '뉴 스페이스' 온다... 투자 유의점은?
전문가들은 지금의 변화를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정의한다. 정부 주도의 국방·안보 중심 우주 개발 시대가 저물고,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상업적 우주 활용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저궤도 위성 통신인 '스타링크'를 통해 수익성을 입증한 스페이스X는 그 정점에 서 있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스페이스X 상장이 6월로 예정되어 있지만, IPO 절차상의 변수나 국제 정세에 따른 상장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접근보다는 민간 우주 시대의 장기적 성장성에 배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이번 스페이스X 상장과 관련 ETF의 출시는 '서학개미'를 넘어 글로벌 우주 경제의 주주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500조원 규모의 거대 함선이 증시라는 바다에 띄워질 준비를 마친 지금,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우주 전쟁은 이제 막 서막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