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국내 증시가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뒤 거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200선을 돌파하며 장중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 반도체 투톱의 역대급 실적 발표가 오히려 '재료 소멸'로 인식되는 전형적인 '셀온(Sell-on)' 장세가 연출된 결과다.
■ 5200 고지 밟은 코스피, ‘고점 부담’에 빌미 잡혔나
1월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2.61포인트(1.40%) 급등한 5243.42로 개장하며 단숨에 52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매수세가 몰리며 5252.61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9시 30분을 기점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전 9시 5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01포인트(0.72%) 내린 5133.80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홀로 7,20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75억 원, 2,945억 원을 팔아치우며 낙폭을 키우는 형국이다.
■ ‘영업이익 90조 합작’ 반도체 형제, 주가는 ‘동상이몽’
이날 시장의 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 쏠렸다.
-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전년비 +101.2%)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 43조 6,011억 원(전년비 +33.23%)을 기록,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90조 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정점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주가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0.43%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4%대 급등 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0.95% 상승에 그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2거래일간 지수가 실적 기대감을 선반영해 급등했던 만큼, 확정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수익 확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코스닥, 대장주 바뀌었다… 에코프로비엠 ‘왕의 귀환’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전 거래일 대비 7.09포인트(0.63%) 오른 1140.61을 기록 중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자리가 바뀌었다.
최근 로봇 산업 수혜와 차세대 배터리 기대감이 실린 에코프로비엠(+3.28%)이 급등하며, 기술 이전 계약 로열티 논란으로 주춤한 알테오젠(-2.30%)을 제치고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탈환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8,847억)과 외국인(2,014억)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 향후 전망: “건강한 조정인가, 추세 전환인가”
전문가들은 29일 오전 시장의 변동성을 ‘건강한 조정’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탁금이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하다”며 “반도체를 필두로 한 주도주들의 이익 전망치가 여전히 상향되고 있어, 단기 매물 소화 과정 이후 재차 상승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의 수급 공방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반도체 외에 현대차(+3.76%), 두산에너빌리티(+2.93%) 등 실적 기반 대형주로의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자자들은 지수 자체의 등락보다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