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500조…'코스피·코스닥' 쌍끌이 엔진 될까

  • 등록 2026.01.02 18: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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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最高 수익률에 기금 급팽창, 비중 줄어도 규모는 확대
평가지침 개정에 바이오·이차전지 방긋, VC 시장까지 온기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는 '절대 변수' 국민연금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올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은 약 1473조 원으로, 1년 만에 260조원(21.4%)이 불어났다. 1500조 원 고지를 눈앞에 둔 국민연금이 내년 국내 증시의 ‘매도 압력’이 될지, 혹은 ‘든든한 버팀목’이 될지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 비중 축소의 함정…덩치 커진 기금에 매수 여력은 상존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를 위해 국내주식 비중을 매년 0.5%포인트(P)씩 줄이는 중장기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14.9%에서 14.4%로 낮아진다. 전략적자산배분(SAA, Strategic Asset Allocation) 허용범위를 포함한 상단 역시 17.9%에서 17.4%로 하향 조정된다.

 

국민연금은 이 SAA를 통해 국내 주식 비중을 정해두는데, 주가가 너무 오르면 이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기계적으로 팔아야 하는 상황(매도 압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8년 만에 단행된 연금개혁으로 내년부터 보험료율이 9.5%로 인상되면서 기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예년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비중이 낮아지더라도 국내주식 매수 여력은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44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기계적 매도’ 막을 카드는? SAA 허용범위 확대 주목

 

국내 증시가 독주할 경우 국민연금은 자산 배분 원칙에 따라 주식을 팔아야 하는 ‘매도 압력’에 직면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증시 활성화’ 압박에 주목한다.

 

가장 현실적인 카드는 SAA 허용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지난 2021년에도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SAA 범위를 2%P에서 3%P로 확대한 바 있다. 기금본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국내 증시가 홀로 급등해 매도 압력이 커진다면 현 구조상 SAA 범위를 추가 조정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코스피보다 코스닥’… 변화하는 연기금의 매매 패턴

 

최근 연기금의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공세다. 이달 들어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37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매수 규모보다 4배 이상 많이 담았다. 이는 당국이 기금운용평가 기준에 코스닥 지수를 반영하려는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오,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을 겨냥한 ‘국민성장펀드’ 출범과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Investment Management Account)의 모험자본 투자 의무화 등은 코스닥 시장에 강력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 VC 시장까지 번지는 ‘연기금 효과’

 

연기금의 온기는 비상장 및 벤처캐피탈(VC) 시장으로도 전이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를 포함한 상장 VC들의 주가는 올해 평균 7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코스닥을 단순한 성장주 시장이 아닌 ‘모험자본의 회수(Exit) 시장’으로 재정의하려는 정책 드라이브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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