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유증 정당"…영풍·MBK 가처분 기각

  • 등록 2025.12.24 12: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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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6일 2.8조 납입 예정, 10%대 우군 확보로 최윤범 회장측 '판정승'
법원 결정에 MBK 측 허탈, 자금 납입 시 지분율 싸움 재점화 전망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명운을 가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사법부가 고려아연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12월24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제기한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예정대로 오는 26일 2조 8,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 미국 합작사(JV)를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이번 유상증자가 단순한 경영권 방어 목적을 넘어,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이 참여한 신설 JV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으며 신주 10.59%를 발행하게 된다.

 

자금 납입이 완료되는 26일을 기점으로 최윤범 회장 측은 약 10.6%에 달하는 강력한 ‘백기사’를 공식적으로 확보한다. 이는 지분율 싸움에서 열세에 놓였던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의 공세를 막아내고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결정적 실탄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24일 현재,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39.83% 내외로 추산된다. 이번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과 26일 예정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 10.59% 발행)가 완료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남에 따라 양측의 지분율은 다음과 같이 희석 및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구분 유상증자 전 (추산) 유상증자 후 (희석 반영 시)
영풍·MBK 연합 약 39.83% 약 35.6%
최윤범 회장 및 우군 약 35.4% 약 42.2% (신입 JV 10.59% 포함)

 

법원의 결정으로 고려아연이 당장의 고비는 넘겼으나, 양측의 지분 격차가 좁혀짐에 따라 향후 임시 주주총회나 정기 주총에서의 표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영풍·MBK 측은 이번 유증의 부당함을 소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동시에,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가 고려아연의 ‘방패’를 인정해주면서, 양측의 분쟁은 단기 결전이 아닌 사법 리스크를 동반한 장기 지략전으로 접어들게 됐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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