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용균 특조위, 정부안 반박하는 의견서 제출··· "중대재해법 제정, 헌법상 책무 다하는 길”
  • 정문수 기자
  • 등록 2021-01-04 17:37:30

기사수정
  •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 유예안에 "85% 이상 재해 사각지대에 놓여" 반박
  • "공무원 처벌 수준 조율하더라도 실효적으로 법적 책임 묻는 규정 필요"
  • "하한형 과도하다는 주장, 여전히 과실범으로 보는 안일한 태도"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상림 기자)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이행점검단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동시에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헌법상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과관계 추정 조항 삭제, 규모별 사업장 시행 유예 등이 담긴 정부안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행점검단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사위 심사안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당정은 2019년 2월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진상규명위원회인 김용균 특조위를 구성한 바 있다. 특조위는 같은 해 8월 정세균 총리에게 석탄화력발전소 산업 보건의 위촉 및 의료체계 확립, 노동자의 안전보건 활동 참여권 보장 등 작업현장 안전 강화를 위한 22개항을 권고했다. 이후 권고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이행점검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행점검단은 중대재해 범위를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6개월 이상 요양 필요 부상자 동일한 사고로 인해 2명 이상 발생 ▲급성 직업성 중독 질환자 2명 이상 또는 6개월 이상 요양 필요로 하는 직업성 질병자 동일한 원인으로 2명 이상 발생 등으로 명시했다. 


정부안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부 직업병이 동일한 원인으로 5명 이상 발생한 경우’로 제한한다면 정하기 어려운 희귀 질병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 그리고 유해물질에 오랜 노출되거나 상당한 잠복기 간을 거쳐 나타나게 되는 질병의 경우는 중대재해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책임 주체인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및’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여하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소위안에선 ‘ 및’이 아닌 ‘또는’으로 결정했는데, 이행점검단은 이를 대표이사 혹은 이사 중 선택적으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표이사는 업무를 총괄하는 권한을 갖는 최고책임자로, 안전보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or’이 아닌 ‘and’로 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한형 과도하다는 주장, 안전의무위반 사고를 기업범죄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고용 노동부 재해 신고 기준 2020년 1월~9월 사업장 규모별 중대재해(430건) 발생현황. (자료=고 김용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이행점검단)

처벌 수위에 대해선 상해치사죄, 폭행치사죄, 유기치사죄 등 진정결과적가중범의 처벌 수위를 참고해 하한형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징역형에서 하한형을 두고 있어 법정형이 과도하다고 주장에 대해선 “안전의무위반으로 인한 사망범죄를 여전히 과실범으로 보고 고의적인 기업범죄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지극히 안일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처벌은 “수준을 조율하더라도, 안전준수 감독 및 인허가 공무원과 감독책임 공무원에게 실효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거나 제외하는 규정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행점검단은 “중대재해가 개인의 실수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위험을 제대로 예방하고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업범죄’임을 인식하게 하고, 부담해야 할 사고처리 비용이 예방을 위한 투자비용을 압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발의안과 같이 손해액의 3배 이상으로 하한형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 유예안에 대해선 “전체 사업체의 98.8%, 건설업체의 93.3%에 대해 적용을 유예하는 것으로 전체 사업장 중 1%에 불과한 사업장을 규제하기 위한 법으로 축소시켜 85% 이상의 중대재해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형법의 보편적 적용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법의 형평과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 등의 지원을 통해 안전시설을 갖출 수 있는 일정한 유예 기간을 부여한 후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전면적으로 법을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박승원 광명시장 "시민 안전 위해 철저하고 체계적인 홍수 대응체계 구축할 것" 박승원 광명시장이 16일 오후 목감천을 방문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 및 한강유역환경청장 등 관계기관장들과 함께 목감천 홍수대응 상황과 하천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며 여름철 홍수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신속한 사업 진행을 요청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사진 왼쪽)이 16일 오후 목감천을 찾은 김완섭 환경부 장관(사진 오른쪽)에게
  2. 산업부, 국내 업계와 국내 설비투자 및 대미국 통상 대응 동향 점검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5월 16일(금) 「제3차 산업정책 민관협의회」를 개최하여, 반도체, 자동차 등 11개 주요 업종협회와 함께 올해 국내 설비투자 진척 현황 및 대미국 통상 대응 동향을 점검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2025. 5. 16(금) 10:00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회의실에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
  3. 박상우 장관,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 강조 국토교통부(장관 박상우)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사장 김복환), 해외건설협회(협회장 한만희)는 5월 16일(금) 오전 서울에서 「해외건설 2조 달러 조기 달성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업계 및 학계 전문가, 관계기관 등과 함께 해외건설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박상우 장관,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
  4. 국토부 "안심전세 꼼꼼이, 또래 청년들 전세계약의 든든한 길잡이 되어야"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5월 16일 오후 `안심전세 꼼꼼이` 발대식에 참석해 청년 서포터즈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활동을 격려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5월 16일 오후 `안심전세 꼼꼼이` 발대식에 참석해 청년 서포터즈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활동을 격려했다.`안심전세 꼼꼼이`는 전세사기 예방 홍보 활동을 목
  5. 양천구, 거미줄 전선 걷고 안전 더한다…공중케이블 42㎞ 정비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전신주, 건물 등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공중케이블을 본격 정비한다고 16일 밝혔다. 양천구, 거미줄 전선 걷고 안전 더한다...공중케이블 42㎞ 정비이번 정비 구간은 지난해 말 정비구역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된 목1동, 신정2동, 신정4동 일대 6개 구간으로, 해
  6. 국가공무원 7급 공채 경쟁률 44.6대 1…행정직 인사조직 131대 1 ‘최고’ 2025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44.6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경쟁률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도보다 경쟁이 다소 치열해진 양상이다. 인사혁신처는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원서접수 결과, 595명 선발 예정인 이번 시험에 총 2만 6,511명이 지원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5월 12일부터 16일
  7. 금천구,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일자리 탐색…첫 `온라인 일자리박람회` 개최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오는 5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굿 JOB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오는 5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굿 JOB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는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대응하고 다양한 직종의 구인 기업을 섭외해 구직자...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