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프레젠테이션 제작 서비스를 구독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약 15만 원의 구독료를 내고 이용하던 중, 업체 측의 권유로 상위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결정했다. 업체는 "기존 결제액을 제한 차액만 결제될 것"이라고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기존 금액과 업그레이드 금액이 이중으로 청구됐다. 즉시 환불을 요구하자 업체는 "결제 후 3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전액 환불을 거부했다.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해당 규정을 찾을 수 없었던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관련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민원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들어 챗GPT, 제미나이 등 AI 서비스와 관련된 민원이 전년 대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연간 할인'의 함정…해지하려니 "위약금 폭탄"
현재 AI 서비스 시장은 텍스트 생성을 넘어 PPT 제작, 이미지·영상 편집, 외국어 학습 등 전 방위로 확산 중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월간 구독보다 저렴한 '연간 구독'을 강력하게 권하며 사용자를 유도한다.
문제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다 중도 해지를 원할 때 발생한다. 할인 혜택을 조건으로 1년 치 요금을 선결제한 경우, 해지시 환불금이 아예 없거나 남은 기간 요금의 상당 부분을 위약금으로 공제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업체마다 3일에서 15일 사이로 설정된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교묘하게 숨기거나, 안내를 소홀히 하여 소비자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수법도 쓰인다.
B씨는 해외 플랫폼의 챗GPT 서비스를 결제했다가 즉시 환불을 요청(support@openai.com)했지만, 플랫폼 측은 "사용 중"이라는 이유로 위약금을 요구했다. B모씨는 "문의 시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음에도 실제로는 말을 바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챗GPT 서비스 구독해지는 이메일보다 헬프 센터 챗봇을 통한 접수(help.openai.com)를 우선 권장하고 있다
■ "로고까지 똑같네"…공식 서비스 사칭한 '피싱' 주의보
더욱 심각한 것은 챗GPT 등 유명 서비스를 사칭한 피싱 사이트다. 이들은 공식 로고를 미세하게 변형하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거의 동일하게 복제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이런 사이트에서 유료 결제를 진행할 경우, 피해 구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운영 주체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연락조차 닿지 않으며, 결제된 카드 정보를 삭제하거나 환불받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한 번 등록된 카드 정보가 무단으로 자동 결제되는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 국내법 사각지대 놓인 AI…"권고 사항으론 한계"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생성형 AI 서비스만을 위한 별도 항목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인터넷 콘텐츠' 규정에 따라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될 뿐이다.
-7일 이내: 유료 콘텐츠 미사용 시 구입 후 7일 이내 청약철회 시 전액 환급 가능.
-1개월 이상 계약: 해지 시 이용 일수 금액과 잔여 기간 요금의 10%를 공제 후 환급.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특히 해외에 본사를 둔 빅테크 플랫폼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칭 사이트의 경우 국내법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객센터 연결 지연이나 계정 무단 제한 등의 민원이 빗발쳐도 소비자가 기댈 곳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 역시 빠르게 진화하는 AI 시장에 맞춰 전담 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해외 업체와의 공조를 통해 피해 구제 실효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소비자들은 구독하기 전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해야한다.
-도메인 주소 확인: 검색 광고 상단에 노출되더라도 도메인 주소가 공식 사이트(openai.com 등)가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환불 규정 캡처: 결제 전 '약관'이나 '취소 정책'을 반드시 읽고, 중요한 안내 사항은 캡처해 증거로 남겨둬야 한다.
-가상 카드 활용: 해외 사이트 결제 시에는 일회용 가상 카드 번호를 사용하여 무단 자동 결제를 방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 결제 직후 확인: 결제 직후 안내된 금액과 실제 카드 승인 금액이 일치하는지, 이중 결제 여부를 즉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