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이준오 기자 | 과천시의 연립·다세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2년새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과천 지역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였지만 규제 대상(아파트)을 피해 재개발 빌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천은 서울보다 정비사업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리 이뤄져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12월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천시 내 빌라는 대지지분 평(3.3㎡)당 1억 원대에 거래 중이다. 부림동의 빌라 예그리나 62㎡(이하 전용면적)의 대지권면적은 31㎡로 지난 11월 28일 11억5,000만 원에 팔렸다. 대지권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평당 1억2,000만 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중앙동의 베나하우스 63㎡는 2024년 12월까지만 해도 5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0월에는 13억7,00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중앙동의 주공10연립 83㎡는 2024년 8월 실거래가가 22억 원이었지만 올해 10월 18일 28억500만 원에 거래됐다.
거래건수도 급증했다. 12월 15일 기준 지난해에는 과천시 내 연립·다세대 거래 건수가 181건이었지만, 올해는 202건으로 11% 늘어났다. 2년 전(133건)과 비교했을 땐 50% 급증했다. 특히 과천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선정된 10월 15일 이후에 19건의 계약이 체결되며 급물살을 타는 중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 중앙동은 4억 초반~5억원대에 거래되던 게 최근에는 10억이 넘었다. 2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이라며 “10·15 대책 이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재개발 빌라로 투자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과천 시내 빌라를 사들이는 이유는 향후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이다. 과천은 올 한해 동안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두 번째로 많이 오른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5년 3월=100)가 지난 1월 대비 올 11월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19.62%)였으며, 그 다음으로 많이 오른 곳이 17.13% 상승한 경기도 과천시였다. 10·15 규제로 전국 아파트 상승세가 꺾인 지난주에도 경기 과천시는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0.45%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현재 과천 내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재개발 동네는 문원공원마을구역, 문원청계마을구역, 중앙단독주택구역, 부림단독주택구역, 별양단독주택구역 등 5곳이다.
과천시는 지난 9월1일 5개 재개발 지역에 대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안)과 ‘약식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공람을 실시한 후 행위제한지역으로 고시했다. 행위제한은 신축 빌라를 짓거나 지분 쪼개기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재개발의 시작을 알리는 단계에 해당한다.
과천의 경우 서울보다 정비사업 진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빠르다는 점도 투자 수요가 쏠리는 요인이다. 서울시의 경우 행정 처리할 재개발 사업이 밀려있는 탓에 시간이 지연되기 일쑤지만, 과천시는 좁은 행정구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다보니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과천의 재개발 구역이었던 장군마을이 대표적이다. 주암장군마을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2018년 조합설립 후 5년만에 관리처분인가를 획득해 올해 880세대의 ‘디에이치 아델스타’가 첫 삽을 떴다. ‘국민평형(84㎡)’ 분양가가 24억원을 기록하는 등 강남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청약 경쟁률은 ‘52대 1’에 달했다.
주암장군마을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 빌라 투자자의 70~80%는 과천을 상급지로 보고 새 아파트를 얻고 싶은 안양, 의왕시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