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인권위, 故 변희수 하사 애도…“군인 직무 다하고자 했을 뿐”
  • 김은미
  • 등록 2021-03-05 16:28:49

기사수정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트랜스젠더 여성 故 변희수 전 하사 죽음 애도 및 평등법 제정 재차 촉구
  • 국방부, 트랜스젠더 군복무 관련 제도개선 검토 "논의한 바 없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트랜스젠더 여성 故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트랜스젠더 여성 故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사진은 작년 10월 7일 제10회 세계인권도시포럼 개최 당시. (사진=국가인권위원회)

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당당한 군인이었던 故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인권위장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위는 "군 복무 중 성전환한 부사관으로 뿌리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故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인 고인의 노력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슬픔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받아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국회에도 평등법 제정 논의가 조속히 착수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성별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성정체성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김기홍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알려지자 최 위원장은 성명을 발표해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이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을 멈추어야 한다"며 "고인의 죽음은 성소수자가 겪는 혐오와 차별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더 이상 성소수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육군은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마친 뒤에도 계속 군 복무를 희망하자 그를 심신장애 3급판정을 내리고 전역 심사위원회에 회부, 강제전역시킨 바 있다.

 

변 전 하사는 전역심사 직전에 인권위에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곧바로 긴급구제 결정을 내리고 육군본부에 전역심사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지만 육군은 심사를 강행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14일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전역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육군참모총장에게 전역처분을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육군이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 요건으로 해석해 피해자를 전역 처분했다"면서 "변 전 하사의 건강 상태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볼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육군 측은 변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은 관련법규에 의거한 적법한 행정처분이었다며 행정소송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변 전 하사는 강제전역 이후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를 받고, 자신의 전역 처리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인사소청을 제기했지만 군은 기각했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지난해 8월 군을 상대로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 다음 달 15일 소송 첫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변 전 하사의 죽음 직후에도 군은 이 같은 태도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육군 측은 3일 "민간인 사망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면서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애도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상에서는 변 전 하사를 '민간인 사망'으로 치부한 군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어 4일 국방부 문홍식 부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변 전 하사 죽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군복무 관련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인권위의 권고와 변 전 하사의 죽음에도 군은 제도개선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어 논란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해양경찰과 함께하는 수상안전교육 실시 대전학생해양수련원은 5월 3일, 보령해양경찰서와 연계하여 대전중리초등학교 강당에서 5학년 학생 78명을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수상 안전교육`을 진행하였다. 해양경찰과 함께하는 수상안전교육 실시대전학생해양수련원과 보령해양경찰서는 2020년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매년 합동 수상 안전교육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수상 활
  2. 충남교육청 인공지능·교육정보기술 활용한 미래형 영어교육과정 실천 충남교육청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어수업 방법과 우수 영어수업 실천사례를 함께 나누기 위해 지난 26일 충청남도교육청국제교육원에서 정기 배움자리를 운영했다.  영어교욱과정 실천 이날 배움자리에는 충남초등영어교육연구회 회원을 비롯하여 초등영어교육 연구에 관심을 가진 초등교사 120여 명이 참여했다. 비주얼씽킹 전문가
  3. 충남교육청, 특성화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충남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이 특성화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지역 정주와 지역 산업체 고용 연계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충원 문제와 지역 인력난 해결에 나선다.  2일 충남교육청에서 진행한 특성화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관계기관 협의회 회의 장면 특성화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도내
  4. 대전시, 고위직 공무원 대상‘직장 내 폭력예방 교육’ 대전시는 3일 오전 10시 시청 대강당에서 이장우 시장을 비롯한 본청, 사업소 4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시의원, 공사·공단, 출연기관 대표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폭력예방 교육을 개최했다.  대전시, 고위직 공무원 대상`직장 내 폭력예방 교육`이날 강의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정흔 강사가..
  5. 종촌초, 어린이날을 맞아 ‘친구야 같이 걸을까?’ 행사 실시 종촌초등학교(이하 종촌초)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5월 3일에 ‘친구야 같이 걸을까?’라는 주제로 전교생 850여 명이 함께 걸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행사를 개최했다. 3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종촌초등학교 `친구야 같이 걸을까?` 행사가 열리고 있다.이번 행사는 마을 둘러보기, 생태환경 살펴보기, 친구와 추억만들기, 초등
  6. 충남교육청, 교육시설통합정보망 사용자 교육 실시 충남교육청은 지난 29일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에서 기술직공무원과 사립학교 시설 담당자 150명을 대상으로 교육시설 통합정보망 사용자 교육을 실시했다. 충남교육청, 교육시설통합정보망 사용자 교육 실시이번 교육은 교육시설통합정보망 관리와 활용을 위한 사용자 교육 등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7. 충남교육청, 저경력 공무원 소통·공감 배움자리 개최 충남교육청은 29일(월), 30일(화) 이틀 간 보령 비체팰리스에서 도내 저경력 일반직공무원 103명을 대상으로 소통·공감 배움자리를 개최했다. 충남교육청, 저경력 공무원 소통 · 공감 배움자리 개최이번 배움자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소통기회가 부족했던 2020년 임용시험 합격 일반직 공무원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사기 진작 및 업무역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