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4.5개월 롯데카드, 신규 유치·대출 '올스톱'

  • 등록 2026.04.10 15: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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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중징계 사전 통보…297만명 정보유출에 '사업 기반 흔들'
2014년 악몽 재연되나…평판 훼손에 조달 비용 상승 '사면초가'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롯데카드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카드 측에 4.5개월의 영업정지 및 과징금, 전직 대표를 포함한 인적 제재안을 담은 사전 통지서를 전달했다. 이는 행정 처분을 넘어 롯데카드의 핵심 영업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고강도 중징계로 해석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사가 개인정보 유출 등 중대한 위반 행위를 저지를 경우 최대 6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외부 해킹 공격으로 인해 약 297만 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6개월에 근접한 4.5개월의 중징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 신규 회원 유입 차단…카드 대출 등 수익원 '고갈' 우려

 

이번 제재안이 확정될 경우 롯데카드는 즉각적인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신규 카드 회원 유치가 전면 금지되며,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와 같은 카드 대출 업무, 기존 고객의 한도 증액 업무 등 수익과 직결된 핵심 프로세스가 모두 중단된다.

 

특히 신규 회원 확보 중단은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통상 카드사의 연간 신규 개인회원 비중이 전체 회원의 1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5개월에 가까운 영업 공백은 수십만 명의 잠재 고객을 경쟁사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지난 2014년 정보 유출 사태로 3개월 영업정지를 당했을 당시, 804만 명이었던 회원 수가 1년 만에 724만 명으로 급감하며 뼈아픈 실적 저하를 경험했다.

 

신용평가업계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의 정기평가 보고서를 통해 "평판 훼손과 영업정지 가능성으로 인한 회원 기반 저하 리스크가 크다"며, 하향 등급 변동 요인에 '사업경쟁력 약화' 항목을 추가 명시했다. 이는 향후 롯데카드의 자금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다.

 

■ 치솟는 조달 금리와 전쟁 리스크…수익성 회복 '빨간불'

 

영업정지 여파는 단순히 영업 중단 기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재 미국-이란 전쟁 등 대외적 요인으로 글로벌 금리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자금 조달 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단기조달잔액은 1조 3000억 원으로, 전년도 300억 원 대비 무려 40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 상승에 따라 장기 채권 발행 대신 단기 부채에 의존해온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신규 자금 유입은 줄어드는 반면, 영업 재개 후 회원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익성 개선이 사실상 불투명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해킹 피해로 인한 영업정지, 업계 첫 사례 되나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재의 수위와 성격을 두고 논란도 제기된다. 2014년 사태 당시에는 내부 직원의 고의적인 유출이 원인이었으나, 이번 건은 외부 해킹에 의한 피해라는 점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부 해킹 피해로 인해 카드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선례는 없다"며 "2014년의 전례가 이번 제재 수위 산정에 가중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4월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롯데카드에 대한 중징계안을 부의하고 제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치면 최종 처분이 결정된다. 롯데카드가 청문 절차 등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명할지, 그리고 당국이 '소비자 보호 실효성'과 '기업의 생존권' 사이에서 어떤 최종 결론을 내릴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은국 기자 misterk@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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