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가 결제하는데…한국은 ‘법안 표류’에 갇히다

  • 등록 2026.02.27 11: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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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오픈AI 자율 결제 선점…기술 격차보다 무서운 ‘제도 공백’
에이전트 경제 글로벌 표준화 경쟁 속 ‘디지털자산법’은 안갯속

 

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글로벌 시장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실물 경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며 제도적 공백기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제도권 진입을 준비 중이나, 최근 부각된 거래소 지분 제한 이슈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AI 에이전트 경제, 글로벌 표준화 경쟁 본격화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2월 26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지털 자산 가격의 흐름과 별개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실질적인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에이전트 간의 자율 거래를 지원하는 표준 프로토콜의 등장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 1월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평판을 검증하는 'ERC-8004' 표준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는 서로를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거래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인간 중심이 아닌 에이전트 중심 경제의 기틀로 작동할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글은 검색부터 결제까지 자동화하는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를, 오픈AI는 AI 전용 결제 프로토콜인 'ACP(Agentic Commerce Protocol)'를 각각 선보였다. 메타 역시 하반기 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사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을 예고하며 실물 경제 접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국내는 '법안 표류' 중… 지배구조 개편 리스크 부각

 

반면 국내 시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가 3월 초로 예정되는 등 제도 마련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법안 합의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논의에 이어 최근에는 '거래소 지분 제한'이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적 성격을 고려해 대주주 1인의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업비트(두나무)를 포함한 국내 5대 거래소 대부분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피할 수 없어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준호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6월 예정),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취득 등 기업들의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결국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이들이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비트와 코빗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마친 상태로, 제도적 환경만 갖춰진다면 빠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 네이버, AI 에이전트 중심 '미래 먹거리' 준비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기술적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블룸테크놀로지 등 6개사와 협력해 '프로젝트 DI'를 출범했다. 이는 AI 페르소나가 디지털 트윈과 멀티버스 공간에서 24시간 생산·경제 활동과 교류를 수행하는 모델로,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 인증과 디지털 자산 거래 기술이 핵심이다.

 

이 연구원은 디지털 자산 및 인터넷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며, 네이버(NAVER)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했다. 글로벌 속도에 맞춘 국내 기업들의 사업 가속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속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여원동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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