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비켜라"…네이버·SKT 등 5대 정예팀 성과 발표

  • 등록 2025.12.30 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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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진 독자모델 1차 발표회…5천억 매개변수 등 기술력 입증
과기부 "다섯 팀 모두 이미 승자"…내수 넘어 글로벌 AX 선점 선언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국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여정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정부와 국내 대표 AI 기업들이 손잡고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1차 성과가 공개되며,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로 도약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 "우리의 지능은 우리가 만든다"…K-AI 정예 5팀의 화력쇼

 

12월30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은 대한민국 AI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하려는 열기로 가득 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발표회에는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업스테이지 등 소위 ‘K-AI 국가대표’라 불리는 5개 정예팀이 총출동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외산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어와 국내 문화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을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날 5개 팀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기술적 지표와 실제 구동 모델을 공개하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규모인 500B(5,000억 개)급 모델 ‘A.X K1’의 실물을 공개하며 체급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증명했다.

 

■ 정부의 파격적 지지…"실패를 두려워 않는 담대한 도전"

 

정부의 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 확고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모델 개발에 매진해 온 다섯 팀 모두가 이미 승자"라며 이례적인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 경제와 사회 전반의 AI 전환(AX)을 완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의 메시지도 명확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은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AI 수도'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민·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파트너들과 경쟁하는 동시에 협력하는 전략적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 체험 부스 인산인해…"내 비서가 한국어를 제대로 알아듣네"

 

행사장 로비에 마련된 전시 부스는 AI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법률 상담, 논리적 추론, 창의적 이미지 생성 등 각 사의 특화된 AI 기술이 시연됐다.

 

SKT는 '사고 모드'를 통해 수능 문제급의 고난도 추론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LG AI연구원은 전문가용 AI '엑사원'을 통해 논문 분석 및 데이터 시각화의 정확도를 뽐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생태계 확장성을 보여주며 국내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했다. 업스테이지는 작지만 강한 모델(sLLM) 전략으로 모바일 환경에서의 최적화된 성능을 입증했다. NC AI는 게임 산업을 넘어선 언어 모델의 창의적 확장성을 제시했다.

 

■ "마침표 아닌 출발점"…2026년 AX 완성 향해 뛴다

 

임문영 국가 AI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이번 발표를 "담대한 도전의 마침표가 아닌, 본격적인 대장정의 출발점"이라고 정의했다. 1차 성과가 모델의 '생성'에 집중했다면, 향후 2단계에서는 이 모델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국내 반도체(HBM),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이 한데 어우러지는 'AI 풀스택' 생태계를 완성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국 기자 miste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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