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50여일 만에 11만 원대에 안착하며 '반도체 제국'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그 정점에는 이재용 회장의 현장 경영이 있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병기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 성과를 직접 챙기고, 미래 반도체의 성지로 불리는 'NRD-K'(New Research & Development - Kiheung)를 방문하며 '기술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천명했다.
■ '11만전자' 안착…오라클 쇼크 뚫고 거침없는 질주
12월23일 증권가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1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초 이후 약 35영업일 만에 거둔 성과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거품론'이 제기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흔들림 없이 하방을 다지며 코스피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 진입과 더불어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의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 "미래는 R&D에 있다"…기흥 NRD-K와 화성 자동화 시스템 점검
이 회장이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기흥캠퍼스의 'NRD-K'였다. 이곳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등 모든 반도체 분야의 초미세 공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운 최첨단 복합 R&D 단지다.
이 회장은 오전 중 이곳에서 R&D 시설 현황을 꼼꼼히 살피며 공정 미세화 로드맵을 점검했다. 오후에는 화성캠퍼스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로봇 기반의 제조 자동화 시스템을 살폈다. AI 기술을 실제 생산 라인에 이식해 수율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팩토리' 전략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 전영현 부회장과 '미래 전략' 논의…HBM 주역들 격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CTO(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트렌드를 논의했다. 단순한 격려를 넘어 내년도 사업 전략과 차세대 기술 방향을 설정하는 전략 회의 성격이 짙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임직원들과의 스킨십이다. 이 회장은 HBM, 10나노급 6세대 D램(D1c), 400단급 V10 낸드 등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를 성공시킨 주역들을 직접 만나 감사를 표했다. 이는 최근 의미 있는 성과를 낸 DS사업부 임직원들에게 "확실한 보상과 지지"를 보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 "과감한 혁신" 주문…삼성의 '초격차' 본능 깨우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이는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AI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현장 경영은 실적 회복기에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의 고삐를 죄고, 기술 초격차라는 삼성의 DNA를 다시 각인시킨 행보"라며 "주가 11만 원 돌파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