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이끄는 민간 R&D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1월7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은 삼성이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온 기초과학·소재·ICT 융복합 연구 생태계 지원의 결실을 공유하는 장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 여야 국회의원,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장석훈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 등 정·재·학계 인사 약 400명이 참석해 삼성의 기술지원 사업이 국가 혁신 역량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 12년간 1조1천억 투자…‘앤드 투 앤드(End-to-End)’ 육성 모델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 출범 이후 기초과학·소재기술·ICT 융복합 등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대표 민간 프로젝트다. 총 1조5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간 880개 과제를 선정, 누적 1조1,419억 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연구비 지원을 넘어 과제 선정 → 연구 성과 극대화 →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앤드 투 앤드(End-to-End)’ 육성 체계다. 삼성은 연구자에게 전문가 멘토링, 산업계 기술교류, 창업 연계까지 지원해 현재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표 사례로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 ‘프로티나(Proterna)’가 있다. 프로티나는 2014~2019년 삼성의 연구지원을 받아 신약 후보 물질 발굴용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고,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연구성과의 산업화 모델을 제시했다.
■ 연구에서 사업화까지…성과 창출형 과제 잇달아
이번 포럼 오프닝 세션에서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대표 성과 4건이 발표됐다.
전명원 경희대 교수팀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가 기존 ‘표준 우주론’과 불일치하는 현상을 규명하며, 우주 초기 은하 형성 이론의 수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재경 KAIST 교수팀은 인체의 24시간 생체리듬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AI 기반 수면관리 기술 ‘AI 수면코치’를 개발, ‘갤럭시 워치8’에 탑재했다.
조용철 DGIST 교수팀은 신경 재생·퇴행 연구를 통해 마비 환자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는 뇌과학 성과를 거뒀다. 김장우 서울대 교수팀은 데이터센터 병목을 해소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창업한 ‘망고부스트(Mangoboost)’를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중이다.
이들 사례는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이 단순 연구 지원을 넘어 산업·학문 전반의 혁신 생태계를 촉진하는 구조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 64개 세션 ‘미래과학기술 포럼’…10대 유망기술 발표
올해 새로 마련된 ‘미래과학기술 포럼’에서는 기초과학·공학·AI 융합 등 64개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10대 유망기술’ 및 ‘기초과학 분야 AI 활용’ 세션에는 국내외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대 강찬희 교수는 노화세포 분비물질의 전이 현상을 조절해 노화 치료에 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려대 신원재 교수는 저궤도 위성통신에서의 이동성 한계를 역이용한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국양 이사장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과학기술의 성장 기반을 만들어왔다”며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