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상 첫 주식 비중 50% 돌파

  • 등록 2025.11.03 0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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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채권·주식 비중 역전…‘수익률 우선’ 전략 본격화
해외 주식 확대·대체투자 가속…‘글로벌 포트폴리오’ 완성 단계로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민연금이 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채권 중심’에서 ‘주식 중심’으로의 자산 구조 전환을 완성했다. 안정성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기금 운용 기조가 바뀌면서,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글로벌 자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10년 만의 지각변동…채권 중심 구조 완전히 뒤집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 총 1,269조1,355억 원의 적립금 중 50.1%인 635조5,734억 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이는 국민연금 출범 이래 처음으로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2015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연금 자산의 56.6%가 채권에 집중돼 있었고, 주식은 32.2% 수준이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채권 비중은 33.0%까지 낮아지고, 주식 비중은 배 가까이 상승하며 구조가 완전히 뒤집혔다.

 

■ ‘수익률 중심’ 기조 강화…해외 주식이 성장 견인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 변화는 단순한 비중 조정이 아닌 철학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안정성과 장기 보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채권 위주 운용을 이어왔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률 제고 압력이 커졌다.
이에 국민연금은 중장기 목표를 30%→45%→50%로 단계적으로 높였고, 2022년에는 목표 주식 비중을 55%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해외주식 비중 확대가 주된 성장 동력이었다. 2019년 처음으로 해외주식 비중이 국내 주식을 추월한 뒤, 투자 지역 다변화 전략을 지속해왔다.

 

■ 대체투자·해외 확대 vs. 국내 리밸런싱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해외와 대체투자 중심의 운용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 인구구조 변화, 그리고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 등)에 따른 정책적 변수는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 확대는 중장기 수익률 제고에는 긍정적이지만, 거시경제 충격 시 손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와 운용 독립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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