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도시 팽창과 지방 소멸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겪는 대한민국에서, 지역 공간의 미래를 기술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계원예술대학교 코워킹 파라다이스 입주기업 루리스(주)(대표 어정연)는 이러한 공간 혁신 흐름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데이터·디자인·도시전략을 결합한 ‘공간 인텔리전스(Spatial Intelligence)’ 기술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루리스는 도시와 농촌을 분리된 공간이 아닌 상호 연결된 생태계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어정연 대표는 도시공간 설계와 도시계획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한 전문가로, 국토연구원 출신 정책전문가 및 데이터 분석 인력과 함께 다학제 팀을 구성해 기업을 설립했다. 도시계획, 지역개발, 데이터과학,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하며 실증 가능한 지역공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GIS·정주·산업 데이터 기반 ‘공간 인텔리전스’ 구축

루리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공간 정보와 지역 정책, 산업 구조, 정주환경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력에 있다. 이 기업은 GIS 기반 도시 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정주·산업·교통 데이터 분석 △도시 마스터플랜 및 혁신지구 전략 △농촌 공간재구조화 및 생태 기반 재생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공공디자인 및 경관 계획 등을 수행하며 지역 단위의 공간 변화 전략을 수립한다.

기존 도시계획 컨설팅이 문서 기반 제안에 머물렀다면, 루리스는 데이터 분석 → 공간전략 설계 → 디자인 실현까지 연결되는 ‘통합형 프로세스’를 구축해 실행력 있는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디지털트윈 기반 지역공간 진단 플랫폼… 정책 의사결정 혁신

루리스는 현재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기반으로 한 지역공간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도시·농촌의 공간 정보를 가상 환경에서 구현하고,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책 변화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플랫폼은 △생활권 변화 분석 △정주환경 리스크 진단 △인구·산업·교통 기반 미래예측 모델링 △도시–농촌 공간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지자체가 중장기 공간 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도가 높다.

지방 소멸 지역은 인구 감소 속도와 생활 기반 붕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도시 과밀 지역은 주거·교통 혼잡이 심화되고 있다. 루리스는 이 문제를 ‘연결성’ 관점에서 접근해 도시와 농촌이 서로 보완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상생형 공간 생태계 모델 구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 “공간의 DNA를 읽어 지역의 미래를 다시 엮는다”

어정연 대표는 루리스의 설립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한민국은 도시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상반된 위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매우 복합적인 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시와 농촌을 별개의 공간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생태 네트워크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루리스는 지역의 ‘공간 DNA’를 읽고,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연구소이자 기술기업입니다.”

루리스는 향후 산학연 공동연구, 지자체 협업 프로젝트, 공간데이터 기반 기술 플랫폼 개발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지역공간 혁신 기업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 창업혁신공간에서 성장하는 ‘공간 기술 기업’

루리스가 입주해 있는 계원예술대학교 코워킹 파라다이스는 경기도 지정형 창업혁신공간 남서부권 거점으로, 지역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공간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서 지역 프로젝트와 연구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데이터 기반 도시 전략과 공공 디자인, 농촌 재구조화를 아우르는 공간기술 분야는 최근 지자체·정책기관 중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루리스가 제시하는 통합형 공간 솔루션은 지역정책·스마트시티·공간혁신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