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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의원은 왜 포괄임금제와 싸우게 됐나
  • 정우성 기자
  • 등록 2020-11-05 19: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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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괄임금제 폐지를 1호 공약으로 걸어
  • 장시간 초과근무 인정 못하게 하는 법안
  • "위반하는 기업은 형사 처벌 각오해야"

류호정 의원이 5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우성 기자)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국회에 들어가면서 포괄임금제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포괄임금제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수당으로 정해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많은 사업장에서는 제대로 된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 류 의원이 밝힌 폐지 이유다.

 

실제 일한 만큼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도록 하는데 입법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 콜센터 노동자들은 업무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가 있다. 그 때는 초과근무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포괄임금제에 묶인 수당은 실제 근무 시간에 못 미친다.

 

한 증권사 콜센터 직원들은 거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자 월 23시간을 더 근무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 하에서는 10시간 수당인 12만8900원 이상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나머지 13시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용도로 포괄임금제가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종로의 귀금속 상가에서 일하는 이들은 코로나19로 주문량이 줄어들자 단축 근무를 하고 있다. 출근하는 날짜를 줄여 봉급을 삭감한 것이다. 하지만 근무하는 날에는 밤늦게까지 근무해야 한다. 그래도 초과 수당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은 포괄임금제가 이런 식의 고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호정 의원과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우성 기자)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장은 “줄어든 생활비를 보충하고자 작은 벌이를 하려고 해도 포괄임금제라는 족쇄를 차고 시간마저 강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하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둘러 앉아 식사 한 끼 같이 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냐”면서 “일한 만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포괄임금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포괄임금제 금지법 발의 계획을 밝혔다. 류 의원은 “오는 13일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라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그의 외침 이후 어느덧 50년이다. 아직도 수많은 전태일이 있다”고 했다. “사용자는 ‘일했다 치고’, ‘퉁쳐서’ 임금을 책정하기 때문에 무한정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류 의원 설명이다.

 

류 의원은 “더 이상 포괄임금제 폐지를 미룰 수 없다”면서 “장시간 노동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괄임금제는 주 52시간 상한제와 양립할 수 없는 잔시간 노동 잔재”라면서 “잔재는 청산해야 마땅하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당 의원들의 입법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우성 기자)

포괄임금제가 폐지돼도 단순 근무시간을 반영하는 대안이 가능하다는 것이 류 의원 설명이다. 그는 “포괄임금제가 기본급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적용돼 경제적 여건에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말했다. 법안 발의는 요건이 채워지는 대로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19~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류 의원 법안은 이를 기초로 좀 더 보강한 내용을 담았다. 

 

법안에는 초과근무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했을 대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밖에도 포괄임금제 금지 위반 시 형사처벌 조항, 임금 내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포함 지급 금지조항, 사용자의 실 노동시간 기록 및 임금명세서 기록 의무화 조항, 사용증명서 교부 시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취업규칙 사본, 임금 대장 등을 함께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배수찬 민주노총 넥슨지회장은 “주 6일제 폐지될 때도 그러했듯 기업이 망할 것처럼 우려도 있다”면서 “주 40시간을 준수한다면 인건비 상승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류 의원과 보좌진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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