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AIST 김영환 책임교수, ‘여자 컬링 대표팀이 보여준 혁신 성장 해법’ 의견 개진
  • 김은미 기자
  • 등록 2018-03-21 14:34:05

기사수정
KAIST 김영환 책임교수가 21일 ‘여자 컬링 대표팀이 보여준 혁신 성장 해법’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은 의견 전문이다.


▲ 김영환 KAIST 컨버전스 AMP 책임교수

북핵 위기를 둘러싼 불안한 한반도 정세에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 개최돼 참으로 다행스럽다.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유구한 역사·전통이 수준 높은 과학기술, 문화예술과 융합해서 인류 평화를 염원하는 한편의 드라마로 연출되는 것을 보고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뜨거운 감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 킴’과 스킵역을 맡은 주장 김은정 선수였다. 폐막 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종목’과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종목’으로 컬링이 압도하는 득표로 1위를 차지했고,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한 선수’에 김은정과 팀 킴이 합해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생각인 것 같기도 하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동계올림픽 기간에 보여 준 감동 이상으로 우리 사회에 몇 가지 큰 교훈을 남겼다.


첫째,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하계올림픽에 비해 동계올림픽 종목은 국가 경제력과 문화 수준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종목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스키나 스케이팅같이 잘 알려진 종목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소한 종목에 투자해서 성공을 이뤄낸 점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2005년 ‘블루오션 전략’이라는 책으로 일약 세계 경영학계의 거두로 떠오른 프랑스 인사이드의 김위찬 교수는 최근 발표한 저서 ‘블루오션 시프트’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무한경쟁의 시대에 가장 확실한 전략은 경쟁이 없는 시장을 스스로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컬링 종목이 경쟁이 없지는 않지만 경쟁이 약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면에서는 블루오션 시프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팀 킴 멤버가 대도시 출신이 아니라 지방 군 소재지 출신이라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빈부격차 고착화이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성공 사다리가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다. 마늘로 유명한 의성이라는 농촌에서 공부하는 틈틈이 부모의 농사일을 돕는 여고생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통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꿈과 희망을 이뤄 내는 것을 보여 준 것은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셋째, 개인이 아닌 단체 종목에서 큰 성공을 이뤘다.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과 이상화, 스켈레톤 윤성빈 등 스타들이 탄생했지만 이들은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그러나 컬링은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단체경기이고, 마이크를 통해 외부로 생중계되는 개방된 환경에서 경기 내내 선수들이 자율 협력을 해서 작전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야 했다. 다시 말하면 시대의 흐름인 자율, 협력, 개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이뤄 냈다는 것이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넷째, 컬링은 육체 능력과 지성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융합 경기다. 대부분 동계올림픽 종목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지만 컬링은 여기에다 지능 역량도 함께 요구되는 경기다. 두뇌가 우수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의 특성에 잘 맞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팀 킴의 쾌거로 컬링 대중화가 이뤄지면 고려대 컨소시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컬링로봇 컬리처럼 AI 기술과 첨단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스크린 컬링’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출현도 기대된다.


혁신 성장의 해법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 아주 공감하는 혁신 성장 해법을 제시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저서 ‘경제 철학의 전환’에서 케인스식 금융·재정 중심의 단기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슘페터식 혁신으로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장기 관점에서 구조 개혁과 혁신 성장을 통한 공급 혁신 실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센 이때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국가대표 팀 킴이 보여 준 자율, 개방, 협력, 융합이라는 교훈을 통해 우리 경제가 혁신 성장으로 한 단계 도약, 대한민국의 ‘영원한 미래’를 열어 가길 희망해 본다. ‘영미!’, ‘영미이이이이~’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정부, 7월 호우 피해 복구에 2조7천억 투입… 지원·방재 강화 정부가 7월 집중호우 피해 복구비를 총 2조 7,235억 원으로 확정하고, 공공시설 방재성능 개선과 피해 주민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했으며, 이번 복구계획은 단순 원상복구를 넘어 근본적 재해예방과 피해지역 회복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
  2. 한국기술교육대, ‘충남형 계약학과’ 신설… 반도체·디스플레이 인재 양성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2026학년도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충남형 계약학과’를 신설해 학사 40명, 석사 25명을 모집하며,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되고 2학년부터 기업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게 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1캠퍼스 전경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총장 유길상)는 충청남도 주력산업인 반
  3. 우유·발효유 제조·판매업체 점검… 6곳 위법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름철 유가공품 안전관리를 위해 전국 846개 유가공업체와 판매업체를 점검한 결과,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업체 6곳을 적발했으며, 별도 검사에서 대장균군 초과 검출과 성분 미달 제품 11건이 확인돼 유통 차단 및 폐기 조치가 내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지난 7월 7일부터 2...
  4. 전국서 을지연습 18~21일 실시… 전 국민 대피훈련 포함 정부가 국가 비상대비태세 확립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전국에서 을지연습을 실시하며, 올해 훈련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연계해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명칭으로 진행된다.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전국 단위의 을지연습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 건설근로자공제회, ‘25년 기능등급제 연계 교육 본격 시행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국토교통부 위탁을 받아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 연계 교육’을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하며, 교육비 전액 지원과 함께 식비·교통비를 제공해 건설기능인과 업계 입문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이하 공제회)는 2025년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 연계 교육`을 본격 시행하고, 교
  6. 금융위, 불법사금융·불법추심 근절 위한 제도 개선 논의...현장 목소리 청취 불법사금융과 불법추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와 현장 전문가, 유관기관 간의 간담회가 8월 22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복지재단 북부센터에서 열렸다. 개정 대부업법 홍보영상 주요내용 캡처이번 간담회는 지난 7월 22일 개정「대부업법」및 시행령 시행 1개월을 맞아, 현장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추가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
  7. LG U+, ARS 안내 개편해 상담 대기시간 66% 감소 LG유플러스가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해 ARS(자동응답시스템) 메뉴 맞춤 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18일 밝혔다. LG U+, ARS 안내 개편해 상담 대기시간 66% 감소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들은 상담사 연결 요청 후 대기 시간이 최대 66% 줄었다. 기존에는 고객이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누구에게나 같은 상담 메뉴가 제공됐...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