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3일 경북 영양의 80대 치매 노인 A씨가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에 휴대전화 없이 집 밖을 나서 실종됐다가 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발견장소는 자택으로부터 불과 800m 떨어진 야산 계곡이었다.
#2. 지난달 28일 오후7시44분, 중증 치매를 앓던 70대 여성 B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이미 캄캄해진 시간에 충남 아산경찰서는 생명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약 2시간 만에 자택에서 약 300m 떨어진 도로가 옆 1.2m 깊이의 수로에 추락해 있는 B씨를 구조해 가족의 품으로 보낼 수 있었다.
최근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치매환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길잃은 치매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의원(국민의힘)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치매 사전등록대상자 100명 중 2명 꼴로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지난해 실종신고건수는 14,527건으로 5년 전 대비 2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치매환자의 경우 인지능력, 시공간파악 능력이 저하되면서 길을 잃거나 야산, 배수로 등에 빠지는 낙상사고 혹은 날씨변화에 따른 위험이 커 안전보호망 강화가 요구된다.
2018년부터 5년 6개월간, 가출인을 제외한 실종사망자 총890명 중 치매환자 실종사망자 수는 566명으로 그 비율이 63.6%에 이른다. 실종사망자 3명 중 2명은 치매환자로, 매년 평균 100여명이 사망자로 발견된 것이다.
치매고령자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복지부는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스마트폰을 연동해 치매 환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치매 체크 앱 배회 감지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청 또한 지문과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미리 받아두는 지문 사전등록제도를 통해 보호망을 구축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치매환자의 지문 사전등록 누적등록률은 35.2%이다. 치매환자 지문 등록대상자 70만 7,341명 중 24만 8,788명이 등록했으며, 미등록자는 45만 8천명이다. 누적등록률은 2018년 17.8%, 20년 27.1%, 22년 34.2%로, 치매환자 확인을 위한 지속적인 사전등록제 활성화가 요구된다.
또한 실종된 치매환자를 발견하기까지 평균적으로 8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시민 등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치매환자 실종자 대부분은 구조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찾지 못한 실종사례도 적지 않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발견자는 24명에 이르며, 올해 6월 기준 5년 이상 장기실종자도 89명(기간별로 ▲5년~9년 25명, ▲10년~19년 55명, ▲20년 이상 9명)이다. 올해 실종신고된 7,017건 중에서는 상반기 기준 실종신고 미해제자는 8명이다.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2018년 1만 2,131건, 2019년 1만 2,479건, 2020년 1만 2,272건, 2021년 1만 2,577건, 2022년 1만 4,527건으로, 지난해 20%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017명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되면서, 지난 5년 대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은희 의원은 “급격한 고령화 추세 속에 치매환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치매환자는 나홀로 길을 잃었을 경우 낙상사고나 날씨변화에 따른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어 안전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며 “신속한 대처를 통해 가족들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실시간 위치연동, 지문사전등록 등 고령 치매환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보호망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