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의사 11%가 마약류 셀프처방, 4명 중 1명은 거의 매년 반복 처방
  • 강재순
  • 등록 2023-09-07 12:34:14

기사수정
  • 유명 대학병원 1곳에서만 연간 100명의 의사가 마약류 셀프처방
  •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만 마약류 셀프처방 제한
  • 최연숙 "마약류 셀프처방 환자 진료권 침해 및 안전 위협, 제한 필요"

최근 3년여간 매년 8천여 명씩 전체 의사(치과의사 포함)의 11.0%가 의료용 마약류를 셀프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4명 중 1명은 3년 5개월의 기간 중 3년 이상 셀프처방을 반복해 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 이력이 확인된 의사는 총 15,505명이었다. 이는 2022년말 기준 전체 활동 의사(11만2321명)와 치과의사(2만8015명)의 약 11.0%에 이르는 숫자다.

 

연도별로는 ▲2020년 7,795명 ▲2021년 7,651명 ▲2022년 8,237명, 올해는 5월까지 5,349명으로, 3년 5개월 간 총 29,032명이 총 90,868건, 알약 기준 3,213,043개의 마약류 의약품을 셀프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2,062명(13.3%)은 202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매년 빠짐없이 마약류를 셀프처방한 이력이 확인됐고, 2,000명(12.9%)은 3년에 걸쳐 셀프처방 이력이 확인됐다. 이를 합치면 셀프처방 이력이 확인된 의사 4명 중 1명은 거의 매년 상습적으로 셀프처방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의사들이 셀프처방한 마약류를 성분별로 살펴보면, 처방건수로는 공황장애시 복용하는 항불안제가 가장 많아 전체 처방건수의 37.1%를 차지했고, 불면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졸피뎀이 32.2%, 식욕억제제 19.2% 순이었다. 처방량으로 보면, 항불안제가 37.7%, 졸피뎀 19.8%, 식욕억제제 18.8% 순이었다.

 

최연숙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A요양병원 의사는 지난 한 해만 마약성 진통제와 졸피뎀, 항불안제 등 의료용 마약류 총 16만 정을 셀프처방했다. 이는 하루 평균 440정을 매일 먹어야 하는 양이다. 이에 경찰과 식약처는 오남용 정황이 분명하다고 봤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실도 확인됐다.

 

마약류 셀프처방에 대한 점검과 제재가 미흡한 것은 최근 3년간 점검과 수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식약처가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을 점검한 인원은 2020년 26명, 2021년 16명, 2022년 19명으로 3년간 61명에 불과했고, 이중 수사 의뢰를 한 경우는 2020년 19명, 2021년 5명, 2022년 14명 등 38명에 불과했다. 이중 15명이 송치됐고, 불송치 15명, 수사중인 인원은 8명이었다.

 

당국의 점검과 단속이 느슨한 사이에 마약류 셀프처방은 특정 전공과목이나 병원 구분없이 만연해 있는 것도 확인됐다.

 

마약류 셀프처방 의사를 의료기관별로 구분하면, 2022년 기준으로 개인 의원에 속해있는 의사가 5,4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 1,101명, 상급종합병원 701명, 병원 499명, 치과병원과 치과의원이 226명, 공중보건의료업 122명, 요양병원 114명, 한방병원 59명 순이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 눈에 띄었다. 상급종합병원의 셀프처방 의사수는 2020년 622명, 2021년 546명, 2022년 701명, 2023년 5월 기준 416명으로 연평균 669명이었다.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1곳에서만 2020년 114명, 2021년 79명, 2022년 99명, 2023년 5월 기준 49명의 의사가 셀프처방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은 현재 45곳, 병원 1곳당 수련의와 전공의를 포함해 대략 500여 명의 의사가 근무하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병원에서는 의사 5명 중 1명이라는 높은 비율로 마약류 셀프처방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마약류 의약품 처방을 한 의료기관 중 셀프처방이 발생한 의료기관을 살펴본 결과, 2022년 기준으로 종합병원 376개소 중 242개소(64.4%), 병원 1,707개소 중 337개소(19.7%), 의원 32,627개소 중 5,189개소(15.9%)가 셀프처방을 하고 있었다.

특히, 이중에는 보건소나 보건지소 등이 속하는 공중보건의료업도 521개소 중 94개소(18.0%)가 셀프처방이 있었다. 정부가 관리하는 기관에서도 셀프처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연숙 의원실에서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병원 전산시스템으로 마약류 셀프처방을 자체적으로 막은 병원은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일부에 불과했다.

 

최연숙 의원은 이미 올해 1월 의사들의 마약류 셀프처방을 제한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최연숙 의원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긴 하지만, 마약류 셀프처방을 금지한 병원이 있다는 것은 병원 내부적으로도 마약류 셀프처방의 위험성과 제재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의사들의 마약류 오남용은 본인 문제일 뿐 아니라 환자의 진료권 침해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 상반기 합동소방훈련 성료… 재난대응 역량 강화에 총력 서울특별시 금천구시설관리공단(이사장 임병호) 금천구민문화체육센터는 4월 23일 재난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2025년 상반기 합동소방훈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상반기 합동소방훈련 종료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금천구시설관리공단)이번 훈련은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
  2. 마음껏 `뛰고 타고 오르고` 관악구, 서울형 키즈카페 행운동점 개관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지난 23일 `서울형 키즈카페 행운동점` 개관식을 개최하고, 오는 28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지난 23일 `서울형 키즈카페 행운동점` 개관식을 개최하고, 오는 28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다.개관식은 사업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키즈카페 공간을 제공한 에덴교회에 ▲감사장 수여...
  3. 성남시, 산업재해 예방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성남시(시장 신상진)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2025년 산재예방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현장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 성남시(시장 신상진)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2025년 산재예방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현장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주요 사업은...
  4. 서울 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개관식 성료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4월 24일 목요일,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서울 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개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4월 24일 목요일,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서울 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개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서울 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이
  5. `다회용컵이라 다행이다` 광명시, 관내 16개 기관·단체와 지구 위한 약속 광명시(시장 박승원)가 관내 공공기관·단체·기업들과 지구를 위한 다회용컵 사용 공동 캠페인에 나섰다. 광명시가 관내 공공기관 · 단체 · 기업들과 지구를 위한 다회용컵 사용 공동 캠페인에 나섰다.시는 제55회 지구의 날(매년 4월 22일)을 맞아 관내 16개 기관·단체·기업과 업무와 일상에서 다회용컵을 적극 사용하
  6. 신한금융그룹, 1분기 당기순이익 1조4883억원…전년比 12.6%↑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은 25일 인터넷·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2025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1조4883억원을 시현했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은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 1분기에 발생한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 효과의 소멸 및 안정적 비용 관리 ...
  7. 동국제강그룹, 1분기 영업실적 부진…동국제강 영업익 91.9%↓ 동국제강그룹이 25일 철강부문 2개 회사의 2025년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동국제강그룹동국제강그룹의 주력 회사인 동국제강(대표이사 최삼영)은 K-IFRS 별도 기준 2025년 1분기 매출 7255억원, 영업이익 43억원, 순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8% 감소, 영업이익 91.9% ...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