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버블 아니다"…SK그룹, 'AI 대전환' 가속

  • 등록 2025.11.03 14: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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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추론·B2B·에이전트·정부투자 4대 축이 수요 폭발 견인
SK, 메모리 생산능력 4배 확대…아마존·오픈AI와 글로벌 연대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논쟁이 ‘버블’이냐 ‘혁신의 본격화’냐로 갈리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기술 전망을 넘어, AI 인프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짚은 것으로 평가된다.

 

■ “AI 수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할 것”…네 가지 근거 제시

 

최 회장은 11월3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AI 인프라 투자는 선형(linear)이 아니라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AI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는 네 가지 근거로 △추론 단계의 본격화 △기업 간 거래(B2B) 확산 △에이전트형 AI의 상용화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를 꼽았다.

 

먼저, 학습을 넘어 추론과 판단 단계로 진입한 AI는 압도적인 연산량과 데이터 처리 능력을 필요로 하며, 이는 고성능 메모리칩과 GPU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업 간 경쟁 심화로 인해 “AI를 적용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커지고 있다”며, AI의 B2B 확산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4시간 작동하는 에이전트형 AI가 가정·공장·사무실 등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각국 정부도 국가 안보와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인프라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며, AI 시장이 민간 중심에서 국가 단위로 확장되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메모리 생산 확대 선언

 

최 회장은 AI 수요 폭증에 비해 공급은 병목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GPU·메모리·에너지 등 주요 자원의 공급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요즘 수많은 기업으로부터 메모리칩 공급 요청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이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2027년 가동하고, “청주 M15X 팹 6개 규모의 생산력을 한 번에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공 후에는 총 24개 규모로 확장해 세계 최대 수준의 메모리 생산기지로 키운다는 계획도 내놨다.

 

■ 아마존·오픈AI와 글로벌 협력 강화

 

이날 행사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가 영상 메시지로 참여해, SK그룹과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올트먼 CEO는 “AI 인프라 구축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도전”이라며 “SK와 함께 차세대 컴퓨팅 인프라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재시 CEO는 “SK는 기업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용적인 AI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실제 아마존의 주가(현지시간 11월 2일 기준)는 244달러로, AI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 SK그룹 역시 아마존과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설 및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 중이다.

 

최 회장은 “SK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AI 전략의 핵심”이라며 ‘파트너십 중심 AI 생태계’를 강조했다.

 

■ “AI 버블 아닌 구조적 변화”…산업 판도 흔드는 SK 전략

 

최 회장의 발언은 AI 산업이 단기적 투기 과열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음을 선언한 신호로 해석된다. SK그룹은 AI 반도체·데이터센터·에너지 효율화·AI 자율공장 등 ‘피지컬 AI 인프라’ 전 분야에 걸쳐 투자 확대를 예고하며,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은국 기자 miste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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