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엔비디아 창립자이자 CEO인 젠슨 황이 10월30일 서울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G-Force) 25주년 기념행사’에서 한국 투자자들에게 “그래서 한국이 부자인 거군요(That’s why Korea is so rich)”라며 미소를 지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속에는 엔비디아와 한국이 30년간 함께 성장해온 ‘AI 동맹’의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황 CEO의 유머는 현장을 들썩이게 했다. “5년 전에 15달러에 샀다”는 한 한국 투자자의 외침에 그는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쓸 건가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래서 한국이 부자인 이유”라며 재치 있게 답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에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2020~2021년 13~15달러 수준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2025년 10월 현재 212.18달러로 13배 이상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5조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했다. 그 성장 곡선에는 GPU, AI,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 패러다임을 선도해온 엔비디아의 비전이 있었다.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유머 뒤에 ‘AI 시대의 기술철학’을 풀어냈다. “엔비디아는 30년 전, 새로운 컴퓨팅 방식을 발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그것을 GPU 가속컴퓨팅(GPU-accelerated computing)이라 부른다.” 그는 “이제 전 세계 모든 컴퓨터 기업과 클라우드 기업이 엔비디아 아키텍처로 전환하고 있다”며 “향후 10년은 플랫폼 대전환의 시작점”이라고 선언했다. AI 연산 인프라가 CPU 중심에서 GPU 중심으로 재편되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AI의 뇌’를 장악한 엔비디아가 앞으로의 10년간 산업의 중심축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황 CEO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도 강조했다. “오래전에 엔비디아의 첫 시장은 PC 게이밍이었고, 그 중심에는 한국이 있었다. e스포츠가 세계적인 현상이 된 것도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혁명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한국의 PC방 열풍은 지포스 그래픽카드 보급 확산의 핵심 동력이었다. 이후 한국은 GPU 연산 클러스터, AI 반도체 연구, 그리고 생성형 AI 산업의 테스트베드로 발전해왔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의 황금기에 들어섰습니다. 엔비디아의 미래는 매우 밝고, AI의 미래 또한 그렇습니다.” 황 CEO의 이날 발언은 AI 연산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엔비디아 생태계의 확장 선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