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실손보험 청구전산화 서비스인 ‘실손24’가 시행 2년을 맞았으나 의료기관 연계율이 4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연계율을 연말까지 80~9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장 독려와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경우 미연계 의료기관과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손해보험협회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실손전산시스템운영위원회 겸 실손24 점검회의’를 열고 실손보험 청구전산화 추진 현황과 연계율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실손전산시스템운영위원회는 보험업법에 근거한 법정회의체로 보건복지부와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생명·손해보험업계, 의사·치과의사·한의사협회, 약사회, 네이버파이낸셜,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참여한다. 병원협회와 소비자연맹은 일정상 참석하지 않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의료기관 10만5643곳 가운데 실손24에 연계된 의료기관은 5만340곳으로 전체의 47.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별로 보면 2024년 10월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시작한 1단계 연계율은 60.0%였고, 지난해 10월 의원과 약국까지 대상이 확대된 2단계에서는 연계율이 46.7%로 집계됐다.
올해 4월1일 28.4%였던 전체 연계율은 6개월 만에 19.3%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 의료기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실손24 가입자는 약 521만명이며 서비스 개시 이후 누적 청구 건수는 약 461만건이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약 40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손24를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적 인프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 연계율이 47%대에 머물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편의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권 부위원장은 연계율 정체의 상당 부분이 의료기관의 낮은 참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미연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연락하거나 방문해 참여를 독려하고, 실손24 애플리케이션에서 참여 병원을 소개하는 등 참여 유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EMR 업체와도 의료기관이 실손24에 연계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복지부와는 인증서 발급 등 연계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겪는 절차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참여 의료기관과 지역 공공병원에는 공문을 보내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적 의무라는 점도 안내할 예정이다.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연계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제도적 압박도 강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과 EMR 업체의 실손24 연계 의무를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연계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 목표인 80~90% 달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현재 연계된 의료기관은 5만340곳으로 전체 의료기관의 80~90% 수준을 달성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약 3만4000~4만5000곳의 추가 연계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10만1550곳을 ‘연계 예상’ 기관으로 분류하고 있어 이들의 실제 참여 속도가 연말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낮은 연계율과 이용 실적은 국회에서도 점검 대상이 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관련 현황을 올해 국정감사 점검 과제로 제시하면서 실손24의 실효성이 국감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경로도 확대된다. 오는 7일부터는 네이버 지도·네이버페이와 토스 앱에서 실손24 청구를 별도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 앱 안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 이용에 동의한 소비자는 병원·약국 방문 이력과 진료일, 보험사, 보험금 수령 계좌 등을 별도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실손24 참여 의료기관이 상세 화면에 별도 배너로 표시되고 청구 서비스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이 제공된다. 포털과 지도 검색에서도 ‘실손24’ 필터를 통해 청구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용자 확대를 위한 홍보도 강화한다. 이달 중 TV와 라디오, 온라인, 병원 내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집중 홍보를 진행하고, 다음 달부터는 국민 참여형 영상 공모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실손24는 병원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 등을 보험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해 소비자가 종이서류를 별도로 발급받지 않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매년 청구하지 못하는 보험금이 상당한 규모에 달하는 만큼 청구전산화를 통해 미청구 보험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의원과 약국 등 소규모 의료기관의 참여 확대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