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올해 9월 기업 체감경기가 석 달 만에 꺾였다. 수출 대기업이 버티던 제조업 심리가 자동차 업계 파업과 추석 연휴 조업일수 감소,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눌려 크게 후퇴한 탓이다. 반면 추석 특수를 누린 비제조업은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업종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한국은행이 9월29일 발표한 ‘2026년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 Economic Sentiment Index)’에 따르면, 9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Composite Business Sentiment Index)는 99.1로 전월(99.6)보다 0.5p 떨어졌다. 지난 6월 97.7에서 7월 98.5, 8월 99.6으로 두 달 연속 오르며 기준선 100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상승세가 멈췄다.
CBSI는 2003년 1월~2025년 12월 장기평균을 100으로 놓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 낮으면 비관을 뜻한다. 10월 전망 CBSI는 99.6으로 전월과 같았다.
제조업 CBSI는 99.5로 전월보다 4.3p 급락했다. 지난 4월 99.1 이후 5개월 만에 기준선을 밑돌았다. 구성지수 가운데 제품재고가 1.8p, 신규수주가 1.0p 끌어내렸고 생산(-0.6p), 업황(-0.5p), 자금사정(-0.4p)도 지수 하락에 보탬이 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1.2로 2.5p 내렸으나 4월부터 이어온 100 이상은 지켰다. 중소기업은 94.4로 5.4p 떨어져 낙폭이 컸다. 수출기업(104.3)은 4.2p, 내수기업(95.7)은 3.7p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 충격은 자동차가 가장 컸다. 자동차 업황BSI는 84에서 74로 10p 떨어졌고, 생산BSI는 96에서 74로 22p 급락했다. 신규수주BSI도 97에서 81로 내려앉았다. 완성차 업체 파업과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중동 갈등에 따른 수송 차질, 석유화학 구조조정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차 금속(59)과 섬유(53) 등도 업황BSI가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79로 2p 내렸고 10월 전망(81)은 3p 하락했다. 제조업 CBSI의 10월 전망은 101.1로 1.4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품재고수준BSI는 103으로 3p 올랐다. 재고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비제조업 CBSI는 98.9로 2.2p 올라 2023년 9월(99.6) 이후 가장 높았다. 자금사정(+1.0p)과 업황(+0.7p)이 상승을 이끌었다. 서비스업은 99.9로 3.4p 뛰어 100에 바짝 다가섰다.
도소매업 업황BSI는 66에서 76으로 10p 올랐다. 추석 명절과 환절기 영향으로 음식료품과 의약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예술·스포츠·여가는 61에서 79로 급등했다. 긴 연휴와 선선한 날씨로 경기장과 유원지 방문객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과학·기술 업종은 건축·설계와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링 업체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개선됐다. 반면 전기·가스·증기(100→86)와 숙박업(90→84), 정보통신업(80→75)은 업황BSI가 하락했다.
10월 비제조업 전망 CBSI는 98.6으로 1.0p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소매업, 건설업, 부동산업 중심의 개선 기대가 반영됐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제조업은 내수부진이 21.2%로 가장 높았고, 원자재 가격상승(20.9%)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6.7%)이 뒤를 이었다. 환율을 꼽은 비중은 8.7%로 3.0%p 올라 눈에 띄게 커졌다. 비제조업은 내수부진(18.8%), 불확실한 경제상황(16.6%), 인력난·인건비 상승(14.5%) 순이었다.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합친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9.9로 0.5p 올랐다. 가계수입전망(+0.6p)과 소비지출전망(+0.3p) 등 소비자심리 개선이 주된 요인으로 제조업 수출전망(-0.4p)은 지수를 깎았다. 계절·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0.7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제조업 부진이 일시적 요인에 그칠지가 관심사다. 파업과 연휴 등 일회성 변수가 많았던 만큼 오는 10월 조업 정상화 여부와 중동 정세, 환율 흐름이 제조업 심리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3524개 법인기업 중 3163개 업체(응답률 89.8%)를 대상으로 9월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