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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 (목)

땅속에 숨겨도 피격…러 후방 65㎞ 전차 3대 박살

정찰팀 표적 확인 뒤 장거리 드론 급습…올렉산드리우카 격파
드론 방어망 씌우고 매설했지만 역부족…투입 전 전소 주장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선에서 무려 65㎞나 떨어진 후방 종심 지역에 땅을 파고 차체를 파묻은 채 드론 방호용 덮개까지 씌워 은폐했던 러시아군 전차 3대가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드론 공격에 허무하게 파괴됐다. 인접 정찰 부대가 찾아낸 좌표를 분석팀이 실시간으로 검증하고 곧바로 타격 드론을 띄워 연결하는 ‘정찰-타격 복합 킬체인’ 앞에 최전방을 벗어난 깊숙한 후방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이 입증됐다.

 

우크라이나 국가근위대 산하 무인기 전문 부대인 ‘라자르그룹’은 9월27일(현지시간) 전선 후방 깊숙이 은닉된 러시아군 기갑 전력을 정밀 타격하는 작전 영상을 공개했다.

 

부대 설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전선을 넘어 러시아군 방어선 안쪽으로 65㎞를 무단 비행한 뒤, 올렉산드리우카 방면에 위장 배치돼 있던 전차 3대를 차례로 찾아내 타격했다. 라자르그룹은 이 전차들이 본격적인 전투 임무에 투입되기도 전에 모두 파괴됐다고 밝혔다. '라자르그룹’은 전선 후방 깊숙한 적 지휘소와 주요 기갑 자산을 정밀 타격하는 장거리 침투 및 정찰·공격 작전을 전담하는 핵심 드론 전력이다.

 

 ■ '정찰-분석-장거리 타격' 3각 연계… 매설 위장도 꿰뚫은 정찰망

 

이번 전과에서 군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전차의 은폐 방식보다 우크라이나군의 ‘정보 공유 및 타격 프로세스’다.

 

러시아군은 드론의 시야를 피하기 위해 전차의 차체를 참호 수준으로 땅속 깊이 파묻고 상부에는 드론 자폭을 막기 위한 위장 엄폐물까지 덧대는 등 치밀한 방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전선을 정찰하던 우크라이나 인접 부대의 정찰 자산이 이상 징후를 먼저 포착했고, 이 데이터를 넘겨받은 전문 분석팀이 위성 및 영상 분석을 통해 숨겨진 전차의 정확한 좌표를 확인했다. 곧이어 라자르그룹의 장거리 타격 드론이 투입되며 은폐 진지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이는 현대 전장에서 정찰·감시(ISR,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자산과 타격 자산이 네트워크로 긴밀히 묶여 있다면, 최전선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후방에 아무리 전차를 숨겨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인기(드론), 정찰 위성, 조기경보기, 지상 감시 레이더 등은 대표적인 ISR 자산이다.

 

 ■ 개활지 나가면 자폭 드론 먹잇감…‘돌파의 상징’ 전차, 고정 포병 전락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차(Tank)가 처한 암울한 현실을 여실히 투영한다. 과거 기갑부대의 핵심이었던 '고속 기동과 전선 돌파'는 저비용 1인칭 시점(FPV, First Person View) 자폭 드론의 대량 투입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FPV 드론은 전면에 장착된 카메라가 촬영하는 실시간 영상을 조종사가 고글이나 모니터를 통해 직접 보면서 조종한다. 마치 조종사가 드론 콕핏에 직접 탑승해 비행하는 듯한 시야를 제공하므로, 목표물을 정밀하게 포착해 돌진하는 자폭 공격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취재한 우크라이나군 전차 지휘관들은 “상공에 수많은 FPV 드론이 떠 있는 개활지에 장갑차량을 몰고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토로한다. 우크라이나군 역시 보유 중인 T-72 전차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후방 위장망 아래 숨겨둔 채, 적 보병 진지를 원거리에서 간접 타격하는 ‘고정식 포병’ 용도로 제한 운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이러한 현실이 곧바로 ‘전차 무용론’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군사 분석가 롭 리(Rob Lee)는 “전차의 역할과 입지가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된 것은 분명하지만, 전술과 방호 기술은 상호작용하며 진화하기 때문에 전차를 전장에서 퇴출하기엔 이르다”고 짚었다. 적 방어선 돌파가 극도로 어려워진 만큼, 드론 위협을 회피하며 전차에 어떤 새로운 전술적 임무를 부여할 지 기갑 전술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는 과도기라는 설명이다.

 

 ■ 철망·재머 이어 '강철 케이블' 칭칭… 러, 전차 생존 사투

 

드론의 위협이 생존을 위협하자 러시아 방산업계도 기형적일 만큼 처절한 대드론 방호 장치를 전차에 덧대고 있다.

 

러시아 최대 전차 제조사이자 국영 방산기업 로스텍 산하 우랄바곤자보드는 지난 11일, 최신 개량형인 T-80BVM 전차를 대상으로 ‘전방위 강철 케이블 방호 장비’를 양산해 실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차체와 포탑 전체를 촘촘한 고강도 강철 케이블로 감싸는 방식이다. 제조사 측은 이 케이블 망이 날아오는 FPV 드론의 성형작약탄 두부를 찌그러뜨려 불발을 유도하거나, 주 장갑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허공에서 미리 기폭(스탠드오프 효과)시켜 관통력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랄바곤자보드는 2025년에도 주력 전차인 T-90M과 T-72B3M에 드론 전파를 교란하는 전자전 재머와 메탈 방어망을 두르고, 피탄 시 취약한 포탑 후면과 엔진룸 부위에 특수 고무 보강재를 부착해 군에 인도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번에 65㎞ 후방에서 피격된 전차 3대처럼, 아무리 물리적 방호망과 재머를 둘러치고 땅에 묻더라도 상공에서 내려꽂히는 정밀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타격을 두고 "전차가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이 전장을 24시간 감시하는 투명한 환경 속에서 전차의 생존 방식과 교리가 생과 사를 가르는 기술적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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