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높아지는 ‘오버슈트(Overshoot)’가 현실화하면서 국제사회가 온난화 정점을 최대한 낮추고 초과 기간을 줄이는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기후변화 적응과 회복력 강화, 장기적인 이산화탄소 제거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9월2일(현지시간) ‘Limiting Overshoot(과잉 제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재의 기후정책과 국제사회의 약속이 충분히 이행되더라도 지구 평균기온이 1.5℃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1.5℃를 넘어서는 것이 곧 기후목표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온난화의 정점과 초과 기간을 제한한 뒤 기온을 다시 낮추는 경로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를 넘어선 첫해로 기록됐다. 다만, 이는 단일 연도의 평균기온을 뜻하는 것으로, 수십 년 평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파리협정의 1.5℃ 장기 목표가 2024년 한 해 만에 공식적으로 폐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UNEP은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향후 수년 내 1.5℃ 초과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든 기후공약과 정책이 이행되는 가장 낙관적인 경우에도 온난화 정점은 최소 1.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에는 세기 말 온난화가 약 2.6℃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UNEP은 이에 따라 기후변화를 단순히 ‘1.5℃를 넘느냐, 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초과 → 정점 → 하락 → 안정화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경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버슈트 경로에서 중요한 것은 온난화 정점의 높이와 1.5℃를 웃도는 기간이다. 정점이 높고 초과 기간이 길어질수록 폭염과 가뭄, 산불, 홍수 등 극한기후 위험이 커지고 아마존 열대우림 고사, 영구동토층 해동, 빙상 붕괴 등 되돌리기 어려운 기후 시스템의 임계점에 접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UNEP이 제시한 핵심 전략은 ‘오버슈트·정점·하락(overshoot, peak and decline)’ 경로다. 단기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빠르게 줄여 온난화 정점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기온을 다시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메탄을 포함한 온실가스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감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UNEP의 설명이다.
탄소중립(Net-Zero) 이후에는 대기 중 온실가스를 순수하게 제거하는 ‘순음수(Net-Negative)’ 배출로 나아갈 필요성도 제기됐다. 다만 이산화탄소 제거(CDR)가 온실가스 감축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CDR에는 산림 조성·복원과 같은 생태계 기반 방식부터 직접공기포집(DAC) 등 기술적 방식까지 다양한 방법이 포함된다. 하지만 토지와 물 등 자원 확보 문제, 비용, 에너지 사용량, 기술적 성숙도 등의 제약이 있어 대규모 확대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CDR을 미래의 ‘감축 면죄부’로 활용해서는 안 되며, 우선순위는 여전히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데 있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기후변화 적응 역시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온난화가 이미 진행된 만큼 폭염·홍수·가뭄 등 피하기 어려운 충격에 대비해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온난화 정점이 높아질수록 적응의 한계에 도달하는 지역과 산업이 늘어날 수 있어 취약국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UNEP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1.5℃ 초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기후대응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초과 폭과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지금부터의 핵심 과제라는 것이다.
UNEP은 “더 낮은 온난화 정점에 도달할수록 사람과 사회, 경제, 생태계가 직면하는 위험이 줄어들고 오버슈트 기간이 짧을수록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제사회의 기후정책은 ‘1.5℃ 달성’이라는 단일 목표에서 벗어나 얼마나 낮은 수준에서 정점을 만들고, 얼마나 빨리 다시 기온을 낮출 것인가라는 문제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오버슈트 대응’이 배출 감축을 늦추는 명분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UNEP이 제시한 해법 역시 출발점은 대규모·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