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국내 증시가 전날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수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코스닥은 장중 하락 전환했다. 개인·외국인·기관의 뚜렷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반등 탄력도 개장 초보다 약해지는 모습이다.
3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67포인트(0.83%) 오른 6617.39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7.89포인트(0.98%) 내린 796.09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개장 초 1% 넘게 오르며 6650선을 웃돌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코스닥은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밤사이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한때 4.8%를 넘어섰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대로 내려오면서 국내 증시에도 일단 안도감이 유입됐다. 미국의 8월 ADP 민간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인플레이션 완화 발언 등이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켰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중동 정세, 미국의 반도체 관세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적극적인 추격 매수보다는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 반도체는 반등…코스닥 성장주는 ‘셀온’ 부담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오전 11시 삼성전자는 25만2500원으로 0.80%, SK하이닉스는 162만4000원으로 0.68% 오르고 있다.
반면 삼성전기는 1.93% 하락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공급계약 등 호재가 발표된 종목에서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이른바 ‘셀온(Sell-on·호재가 나오면 매도하는 현상)’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코스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알테오젠은 노바티스와 최대 32억2300만달러, 약 4조4000억원 규모의 ALT-B4 기반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오전 11시 28만5000원으로 4.52% 하락하고 있다. 전날 계약 발표 이후 이틀째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계약상 모든 옵션이 행사되고 개발·상업화 단계별 조건이 달성될 경우 최대 약 4조40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심텍은 3.32%, 원익IPS는 2.55%, 주성엔지니어링은 2.48% 하락하는 등 코스닥 성장주 전반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 금융주 강세…금리 상승이 오히려 호재
은행과 보험주는 상대적으로 강하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은행은 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보험사 역시 새로 투자하는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KB금융은 오전 11시 17만7500원으로 4.97% 상승하고 있다. 생명보험 업종도 강세다. 한화생명은 6%대, 미래에셋생명은 3%대 상승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30만2500원으로 2%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주의 높은 배당 성향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 조선주도 강세…한화오션 1.5조원 추가 수주
조선주도 상승세다. 한화오션은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1조5527억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7척을 수주한 데 이어 1년 만에 추가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이번 선박은 2029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오전 11시 8만6300원으로 5.24% 상승하고 있고 삼성중공업도 2만1050원으로 5.57% 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이 LNG선과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규모 추가 계약이 조선업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 트럼프 한마디에 가스관·철강주 급등
이날 가장 강한 테마는 가스관과 철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참여 가능성을 다시 거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알래스카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수송하려면 장거리 파이프라인과 관련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강관·철강 업체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빠르게 확산됐다.
오전 11시 기준 SK오션플랜트는 12%대, KBI동양철관은 10.64%, 세아제강은 6%대 상승하고 있다. 철강 중소형주에서는 신스틸이 29.86% 급등하고 동일스틸럭스도 25% 상승하고 있다.
남·북·러 가스관, 강관업체, 철강 중소형 등 관련 테마가 나란히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반도체에 집중됐던 시장의 관심이 일부 테마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가스관·철강주의 오늘 시세는 실제 수주나 실적보다 정책 기대감에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테마주 성격이 강한 만큼, 단기간 급등 이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코스피 반등에도 ‘수급 공백’이 변수
이날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수급이 아직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전 중 개인과 외국인, 기관의 매수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기타법인 매수가 지수를 받치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최근 삼성전기와 알테오젠 등 대규모 계약을 발표한 기업조차 호재 직후 차익실현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신규 매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장기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금리가 4.8% 부근에서 움직일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에는 할인율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는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 중동 정세를 확인하면서 반도체 중심의 기존 주도주와 금융·조선·철강 등 순환매 업종 사이에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