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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5 (월)

반도체 성과급이 살린 내수…화성·청주 지갑 열렸다

韓銀 분석, 비노출 지역보다 소비 최대 3.7% 더 늘어
실적→임금→소비 선순환…누적 소비 증대 1.7조 전망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로 지급된 대규모 성과급이 임직원들의 소비를 자극하면서 지역 내수경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종사자 거주 비중이 높은 이천·화성·청주 등에서는 성과급 지급 이후 소비가 비노출 지역보다 최대 3.7%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다.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임금→소비’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비가 자동차·백화점·가전·가구 등 고가 재량소비재에 집중된 데다 일부 성과급 소득은 주택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발 훈풍이 경제 전반의 내수 활성화로 확산되기까지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월31일 한국은행은 31일 ‘BOK 이슈노트 :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지역 미시데이터로 살펴본 파급효과’를 통해 반도체 종사자의 거주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성과급 지급 이후 소비 증가세가 다른 지역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한은 연구진은 카드사 시군구별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고 지역별 통근 행렬 등을 결합해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이 지역 소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반도체 종사자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고노출 지역은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화성시, SK하이닉스 공장이 위치한 청주시 흥덕구 등이다.

 

이들 3개 지역에서는 성과급 지급 이후 비노출 지역과의 소비 증가폭 차이가 확대됐다. 2025년에는 최대 1.6% 수준이었던 소비 증가폭이 성과급 규모가 커진 2026년 들어 다시 확대됐고, 올해 6월에는 최대 3.7%까지 벌어졌다.

 

소비 증가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25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현재와 같은 소비 패턴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누적 소비 증가액은 약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5~2026년 연평균 소비 증가액은 약 8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민간소비 증가액 41조3000억원의 약 2%에 해당한다.

 

성과급 가운데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진 비율을 의미하는 소비파급률은 2025년 27%, 2026년 21%로 추정됐다. 현금성 소득인 성과급은 사용기한이나 사용처가 정해진 소비지원책과 달리 소비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소비 파급효과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소비 품목별로는 일상적인 생활소비보다 자동차와 백화점, 가전·가구 등 소득탄력성이 높은 고가 재량소비재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마트·편의점 등 생활소비나 의료·교육 관련 지출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성과급이 소비를 늘리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국내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는 소비 품목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차이도 나타났다. 같은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이천시와 청주시 흥덕구를 비교하면 청주에서는 성과급 지급 이후 소비 증가세가 비교적 견조하게 나타난 반면, 이천의 소비 반응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연구진은 이천의 경우 증가한 소득의 일부가 소비보다는 동탄·용인·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의 부동산 매입과 같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발 소비 효과는 내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가 2027년 올해보다 약 5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은은 성과급 확대가 소비로 이어질 경우 내년 실질 GDP 수준을 0.08~0.12% 높이고, 경제성장률을 0.06~0.09%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반도체 호황이 단순한 고임금 근로자의 소비 증가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용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연구진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임금 상승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설비투자와 신규 채용 등으로 확대돼야 소비 파급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공급망 전반으로 생산과 고용 효과가 확산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증가한 소득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되기보다는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자동차 등 고가 재량재에 집중된 소비가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저소득층 등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반도체 호황의 내수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단순 임금 인상(Intensive margin)을 넘어 대규모 설비투자와 신규 채용 등 고용 확대(Extensive margin)로 이어져야 소비 파급력이 강화된다”며 “기업 실적 개선이 고용 확대를 유발하도록 소재·부품·장비를 아우르는 국내 산업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증가한 소득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되기보다 실물 소비로 환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가 부가가치와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 및 취약계층(중소기업·저소득층)으로 다변화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지원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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