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국내 증시가 6일 오전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속에 낙폭을 4%대로 키웠으며, 코스닥도 상승과 하락을 오간 끝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전 10시0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2.44포인트(4.13%) 내린 6325.62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8.78포인트(1.10%) 하락한 790.81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1.81% 내린 6478.75로 출발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 폭이 확대됐다. 코스닥은 하락 출발 후 한때 800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 샌디스크 전망 실망…반도체주 동반 급락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은 미국 반도체주 약세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40% 하락했다. AMD가 7.04% 급락했고,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도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약세를 보였다.
샌디스크의 분기 매출은 89억7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86억달러를 웃돌았고, 매출총이익률도 84.6%로 예상치 81.5%를 넘어섰다. 장기공급계약(LTA) 5건을 추가로 체결하고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을 103억~108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인 111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즉, 샌디스크의 지난 분기 매출과 수익성은 시장 예상보다 좋았지만,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이던스’는 기업이 미리 제시하는 앞으로의 실적 전망을 뜻한다.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앞으로의 성장 속도가 기대보다 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더 크게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증시와 반도체주가 단기간에 급반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졌다. 장 시작 전 증권가에서는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숨고르기 장세를 예상했지만, 실제 장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빠르게 증가하며 낙폭이 예상보다 커졌다.
오전 10시09분 삼성전자는 4.88% 내린 23만40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8.87% 급락한 152만원을 기록했다. SK스퀘어는 10.46%, 삼성전기는 9.66% 떨어지며 반도체와 정보기술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48%, 신한지주는 1.93%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KB금융도 강보합권을 나타내며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졌다.
■ 외국인 1조5000억원 매도…개인이 물량 받아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507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4134억원, 기관은 751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691억원을 순매도했다.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256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447억원, 기관은 12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심텍은 7.86% 상승했고 펩트론과 파마리서치는 각각 3.44%, 이오테크닉스는 2.14% 올랐다. 반면 원익IPS는 6.65%, 주성엔지니어링은 4.69% 떨어져 코스닥 반도체주 안에서도 흐름이 엇갈렸다.
■ 귀금속·건설·바이오로 순환매
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일부 업종과 테마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귀금속 관련 테마는 9% 넘게 오르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국제 금값 급등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기대가 관련 종목의 호재로 작용했다. 엘컴텍은 12.13% 상승한 3240원, 고려아연은 12.88% 오른 123만6000원을 기록했다. 국제 금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3.67% 상승한 온스당 4305.20달러를 나타내며 금과 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건설주는 대형 데이터센터와 주택사업 회복, 해외 재건사업 수주 기대가 반영되며 강세를 보였다. 로봇주는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 기대가 이어졌으며, 바이오와 화장품 업종에서도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시장 전체로 보면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코스피에서는 상승 종목이 397개, 하락 종목이 471개였으며, 코스닥에서는 555개 종목이 오르고 1076개 종목이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장에서 나타났던 비정상적인 수급 불안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당분간 반도체 대형주의 외국인 수급과 미국 메모리·AI 반도체주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등락 폭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