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하며 거시경제 전반에 새로운 리스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테크의 신용 위험 상승이 비AI 기업의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는 구축효과로 이어질 경우, 자산가격 하락과 맞물려 미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는 경고다.
중동 정세 불안 이후 국채금리가 꾸준히 상승한 배경에는 단순한 고유가나 기대인플레이션보다 텀프리미엄(Term Premium)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추정 Kim-Wright 모델 기준 전쟁 이후 텀프리미엄은 30bp 이상 늘어났으며, 이는 실질금리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설명한다.
교보증권 위재현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텀프리미엄 증가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AI 기업들의 장기물 중심 회사채 발행 급증"이라며 "엔비디아(NVDA)가 오픈AI 데이터센터 투자에 2500억달러 규모 재무 보증을 서기로 발표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알파벳(GOOGL), 메타(META), 오라클(ORCL) 등 주요 빅테크의 신용위험지표(CDS 프리미엄)가 동반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넘어서면서 회사채 시장 의존도는 급격히 커졌다.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의 회사채 발행량은 2025년 1000억달러 수준에서 2026년 상반기 이미 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026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다만 높은 금리 수준 자체가 AI 투자 사이클을 당장 중단시킬 가능성은 낮다. 올 상반기 발행된 빅테크 회사채 대부분이 10년 이상 장기물로 구성돼 단기 차환 부담이 작고, AI 시장의 특성이 재무 효율성보다 승자독식 경합에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산업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매크로 경제에 미치는 역풍이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올 한 해 AI 관련 회사채 발행으로 공급되는 듀레이션은 약 3600억달러로, 미 국채 발행 듀레이션 공급의 8분의 1에 달한다. 빅테크가 채권 시장 흡수 여력을 독점하면서 AI 수혜를 보지 못하는 저신용 비AI 기업들의 조달 비용을 높이는 구축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 위치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공급 최상단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 리스크에서 비켜서 있으나, 네오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인프라 개발사 등은 앵커 고객인 빅테크의 신용도에 조달 금리가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위 선임연구원은 "현재 미국 소비는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이 주도하고 있어 금융시장 및 주가 반응에 매우 민감하다"며 "빅테크의 투자가 유지되더라도 조달비용 상승과 자산가격 부진이 지속된다면 자산효과 후퇴를 통해 미국 소비와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