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글로벌 금융 시장과 거시경제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기업, 협회, 정·관계 조직이 마주하는 정책 리스크와 이해관계의 충돌은 더욱 정밀해지고 있다. 오늘날의 홍보는 ‘제품을 잘 팔거나’ ‘보도자료를 많이 배포하는’ 일차원적 행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많은 규제와 정책, 그리고 다변화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직의 리스크를 방어하고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 내는 고도의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한민국 보건의료계의 가장 치열한 정책 격전지 중 하나인 대한약사회에서 34년간 근무하며 25년 이상 홍보 최전선을 지켜온 최헌수 저자의 신간 『정책홍보, 공약수를 찾아라』(좋은땅출판사)가 출판업계와 산업계 리더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은 복잡한 이종 산업 간의 이해관계 속에서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 ‘메시지 통합 전략’을 날카롭게 해부한 실전 지침서다.
■ "따로 노는 정책은 소음일 뿐"… 흩어진 가치를 묶는 '공약수 홍보론'
많은 기업과 이익단체, 공공기관들이 수없이 많은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대중과 언론의 외면을 받거나, 도리어 메시지의 혼선으로 위기를 자초하곤 한다. 저자는 그 결정적인 이유를 ‘메시지의 파편화’에서 찾는다. 개별 사업이나 정책을 그때그때 임기응변식으로 알리는 데 급급하다 보니, 시장과 소비자는 그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비전과 정체성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책의 핵심 개념인 ‘공약수’는 단순히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타협점이나 단순한 접점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수많은 사업과 복잡한 정책 라인업을 관통하는 조직 고유의 ‘핵심 가치’이자, 파편화된 메시지를 단 하나의 강력한 정체성으로 수렴시키는 기준점이다.
저자는 “정책의 형태와 세부 내용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조직이 수호해야 할 본질적 가치는 하나여야 한다”며 “그 가치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설계하고 축적해 갈 때 비로소 언론과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홍보의 힘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 생방송 토론부터 위기관리까지…25년 ‘라포(Rapport)’ 형성의 기록
이 책이 여타 이론 중심의 홍보학 서적이나 단순한 문장 기술론을 다룬 실무서와 궤를 달리하는 이유는 저자가 몸소 겪은 ‘날 것 그대로의 현장 감각’에 있다. 대한약사회라는 거대한 이익단체 안에서 법안 개정, 이익 집단 간의 갈등, 정책 소통의 부재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의 한복판에 섰던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은 홍보 담당자가 실무에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오너십 설정, 본질 이해, 기자와의 관계 구축, 조직 내부 취재, 위기관리, 장기 캠페인 전략 등을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다. 특히 첨예한 대립이 오가는 생방송 토론 현장의 긴박했던 순간, 오보와 왜곡 보도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원칙, 언론 및 기자와의 건강한 소통법 등은 당장 현업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실적이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협회와 단체 홍보의 특수성을 명확히 짚어내며, 민감한 이슈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뢰 자본을 쌓아가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 실무 지침서와 에세이의 결합… "홍보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정책홍보, 공약수를 찾아라』의 또 다른 미덕은 딱딱한 매뉴얼 공식에서 벗어나 에세이의 따뜻한 문체를 차용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홍보의 화려한 스킬을 늘어놓기보다, 일을 대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와 위박의 순간에 작동해야 하는 ‘판단의 기준’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초보 홍보맨들을 위한 친절한 업무 안내서인 동시에, 조직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안에서 사람과 일을 겪으며 치열하게 생존해 온 직장 선배의 묵직한 기록이기도 하다. 도서 후반부에는 34년의 직장생활 동안 저자가 체득한 실수와 책임의 무게, 관계의 미학, 조직 내에서의 올바른 처신과 자기 확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어 리더십을 고민하는 경영진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니다.
여기에 초보 실무자들을 배려해 부록으로 수록한 ‘보도자료 작성 가이드라인 및 필수 점검표’는 현업에서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메시지의 범람 속에서 조직의 진짜 목소리를 내고 싶은 리더와 실무자라면 서재에 꽂아두어야 할 한 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