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정부가 호남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수용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발주한 첫 ‘인공지능(AI) 활용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지원 사업’에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물량을 나누어 가졌다.
특히 삼성SDI는 하이니켈 기술력을 앞세워 전체 물량의 3분의 2를 확보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공급을 넘어 9개 낙찰자 중 유일하게 대규모 ‘사업 운영자(VPP)’ 지위를 확보하며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입증했다.
7월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 공모 사업에서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현대건설 등 총 9개 사업자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호남권의 고질적인 계통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선로에 ESS를 연계하고 AI로 제어하는 첫 차세대 배전망 모델이다.
이번 수주전의 최대 승자는 삼성SDI다. 낙찰된 9개 사업자 중 브이피피랩(7개소), HD현대일렉트릭(3개소), 현대건설(3개소)을 포함한 6개 기업이 삼성SDI의 배터리 시스템을 채택했다. 삼성SDI가 확보한 물량은 전체의 66%에 달하는 약 420메가와트시(MWh)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SDI는 이번 사업에 최신 일체형 ESS 솔루션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를 전량 공급한다. SBB 1.5는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각형 배터리셀과 모듈, 안전장치를 컨테이너 내부에 완제품 형태로 탑재해 전력망 연결 편의성과 화재 안전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중국산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공세에 맞서 고성능·고밀도 프리미엄 배터리로 시장을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한자산운용과 ‘햇빛배전망에너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직접 사업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단일 운영사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치인 7개 배전선로(총 140MWh, 전체 물량의 22%)를 독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향후 20년간 AI 기반의 ESS 상업 운전 및 전력 거래 전반을 직접 리드하게 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신한자산운용은 태양광 펀드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융 구조화를 맡아 안정적인 재원을 뒷받침한다.
SK온 역시 한국중부발전, 그리드위즈 등과 손잡고 4개 배전선로에 12%의 물량을 공급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SK온은 LFP 파우치 셀 기반의 ESS 컨테이너 제품인 ‘그리드온’을 공급해 호남 배전망 안정화에 동참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차세대 AI 배전망 사업은 오는 9월 예정된 정부의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해 배터리 3사의 수주 경쟁이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라며 "전력 계통 한계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정체된 상황에서 대규모 ESS 배전망 구축은 향후 분산에너지 활성화의 핵심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