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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7 (금)

7200선 턱걸이 반등…개인, 공포에 '1조원' 던졌다

중동 전쟁·AI 비관론에 개미 이탈…외인·기관 저가 매수
SK하이닉스 5.3% 급등 주도…삼성전자 강보합 마감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나흘 만에 간신히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력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시장 내부의 기류는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인공지능(AI) 고점론이라는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개인 투자자들은 무려 1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시장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수는 올랐지만 심리는 얼어붙은' 모순적인 장세가 연출됐다.

 

■ 장중 3% 폭등 후 급락…롤러코스터 탄 코스피 7200선 안착


7월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12포인트(0.62%) 상승한 7291.91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장을 마쳤다. 출발은 호쾌했다. 그간의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 중 한때 3%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급격히 반납하며 한때 7063.76까지 밀리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장 막판 외국인과 기관의 막판 스퍼트로 7200선을 사수하긴 했지만, 하루 동안 지수의 널뛰기 폭이 수백 포인트에 달할 만큼 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음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의 반등을 '추세적 상승'이 아닌 '불안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의 반발 매수세 덕분에 상승 출발했으나, 계속되는 중동발 노이즈와 수급 변동성 탓에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했다"며 "반도체를 둘러싼 대외 악재와 차익실현 압박이 누적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서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고 정밀 분석했다.

 

■ "더는 못 버틴다"…개미들 1.3조 던질 때, 기관은 '구원투수' 자처


이날 수급 주체별 동향을 살펴보면 시장의 극명한 시각 차이가 드러난다. 코스피 시장에서 지수를 방어한 것은 기관과 외인이었다. 기관 투자자는 1조 2880억 원이라는 뭉칫돈을 밀어 넣으며 금융장세를 주도했고, 외국인 역시 1461억 원을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홀로 1조 3308억 원어치를 사정없이 던졌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는 'AI 회의론'이 확산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똑같이 반복되어 개인이 3206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218억 원)과 기관(3072억 원)은 사자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은 이날 9포인트(1.15%) 오른 794로 마감했다.

 

■ 'SK하이닉스 美 상장 흥행' 호재 맞은 반도체…차·보험은 차가운 외면


업종별·종목별 차별화는 더욱 극심해졌다. 이날 코스피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SK그룹의 성장주 라인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5.3% 급등했고, SK스퀘어 역시 4.49% 상승하며 지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오는 10일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의 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반등 장세 속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강보합 마감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반도체가 웃은 반면, 그간 지수를 떠받치던 밸류업 수혜주와 자동차 부문은 차갑게 식어내렸다. 삼성생명이 5.78% 급락한 것을 비롯해 보험 업종 전체가 5.51% 약세를 보였으며, 삼성물산(-4.18%)도 낙폭이 컸다. 현대차(-3.68%)와 기아(-7.65%) 역시 고환율 수혜 기대감 무색하게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힘없이 미끄러졌다. 통신(3.6%)과 전기·전자(2.21%)만이 반도체 온기에 힘입어 상승했을 뿐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중소형 IT·반도체 부품주들의 대반격이 돋보였다. 심텍이 무려 12.72% 폭등한 것을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11.5%), 파두(10.97%) 등 반도체 장비·설계 기업들이 10% 이상 급등 랠리를 펼쳤다. 바이오 대장주 HLB도 4.19% 뛰었으나, 최근 급등했던 알테오젠(-4.31%)과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은 1% 이상 밀리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1500원 선 뚫린 환율…증시 반등 가로막는 최대 복병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의 경고등은 꺼지지 않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1506.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0원선이 무참히 깨진 채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이 극대화된 데다,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려는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1500원을 넘어선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국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약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우려를 키워 증시 연속 상승을 가로막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가 나흘 만에 빨간불을 켜며 한숨을 돌렸으나, 개인들의 탈출 행렬과 치솟는 환율, 여전한 중동의 화약고는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한다. 지수의 일시적 반등에 환호하기보다,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와 수급 공방을 살피며 철저히 실적 기반의 대형주 위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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