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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8 (토)

年 2.5조 뜯겼다…중소게임사, 구글 상대 집단 반격

법률대리인 "30% 인앱 결제 피해…5대 대형게임사 동참 촉구"
팡스카이 "대기업들 눈치 보지 말고 건강한 생태계 만들자"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가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앱 마켓 시장의 절대 강자인 구글의 이른바 '갚을 수 없는 제안'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수수료 폭리에 맞서 국내 중소 게임업체들이 마침내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구글이라는 글로벌 테크 공룡을 겨냥한 것을 넘어,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5대 대형 게임사들의 책임 있는 결단과 동참을 촉구하고 있어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프로젝트 HUG'의 전말…독점 출시 대가로 번진 '비공개 리베이트' 파문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은 구글의 은밀한 독점 전략, 이른바 'GVP(Games/Google Velocity Program) 계약'이다. 업계에서는 일명 '프로젝트 HUG'로 널리 알려진 이 행위는 구글이 지난 201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을 포섭하기 위해 전개한 교묘한 시장 교란 행위다.

 

구글은 자사 앱 마켓에만 게임을 독점 출시하는 조건으로 해당 대형사들에게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경쟁 앱 마켓의 성장을 뿌리부터 차단하고, 자사 플랫폼에 대형 IP(지식재산권)를 묶어두기 위한 전형적인 '가두리 양식' 전략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구글의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계약에 참여한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에 대해서는 앱 마켓 시장을 쥐고 흔드는 구글의 막강한 영향력과 제의를 현실적으로 거부하기 어려웠던 갑을 관계를 고려해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참작' 처분을 내렸다.

 

■ "연간 피해액 2조4900억원"…중소 게임사가 짊어진 독점의 무게

 

미국 법원에서 구글을 상대로 인앱 결제 수수료 반환 및 손해배상 집단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위더피플 법률사무소는 지난 7월8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매서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국내 280여개 중소 게임업체를 대리하고 있는 이영기 외국변호사는 "구글로부터 비공개 리베이트를 받은 대형 게임사들 역시 엄밀히 말하면 독점 생태계를 공고히 해준 '공범'에 가깝다"고 날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 게임사들이 이들을 법적으로 몰아세우는 대신 '집단조정 동참'을 호소하는 이유는 피해의 규모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집단조정에 참가 중인 게임사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구글의 30%에 달하는 불법 인앱 결제 수수료로 인해 국내 게임업계가 입은 연간 피해액은 무려 2조4900억원에 육박한다.

 

영업이익률이 수십 퍼센트에 달하는 대형사들과 달리, 매출의 30%를 고스란히 플랫폼 통행세로 내야하는 중소·인디 게임사들에게 구글의 수수료 정책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개발비 회수는커녕 생존마저 위협받는 구조적 모순이 지속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 "눈치 보지 말고 동참하라"…비공개 합의 카드 꺼낸 중소업계의 전략

 

집단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중견 게임사 팡스카이의 지현민 회장은 간담회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정조준했다. 지 회장은 "대형 게임사들이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사와의 추후 관계나 보복, 즉 눈치를 보느라 집단조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소송 대리인 측은 대형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공개 배상 합의'라는 현실적인 카드를 제시했다. 현재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집단조정은 전면적인 공개 소송과 달리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는 합의 절차다. 소송에 참여하는 업체명이나 구체적인 배상 금액 정보가 외부로 일절 노출되지 않는다. 즉, 플랫폼사와의 파트너십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받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의미다.

 

법률대리인 측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구글의 합의 제안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지금이 대형사들이 동참해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임을 시사했다.

 

■ 혁신의 인정, 그러나 공정한 룰이 먼저…게임 생태계의 향방은?

 

중소 게임업계가 원하는 것은 구글 앱 마켓 체제 자체의 붕괴가 아니다. 이영기 변호사는 "구글이 만들어놓은 앱 마켓의 혁신 가치와 편리함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생태계 안에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내 게임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건비 상승, 신작 흥행 양극화로 인해 체질 개선이 절실한 시점을 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사의 수수료 갑질을 깨부수고 연간 2.5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자국 게임 생태계로 환원 시키는 작업은 K-게임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건강한 게임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형사들이 결단해야 한다"는 중소 게임업계의 간절한 외침에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대표 대형 게임사들이 과연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숨죽인 업계의 시선이 이들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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