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33.4℃구름많음
  • 강릉 24.7℃흐림
  • 서울 35.3℃맑음
  • 대전 34.7℃구름많음
  • 대구 32.2℃흐림
  • 울산 30.9℃흐림
  • 광주 33.1℃흐림
  • 부산 34.3℃흐림
  • 고창 ℃구름많음
  • 제주 31.0℃흐림
  • 강화 32.9℃맑음
  • 보은 32.9℃맑음
  • 금산 34.8℃구름많음
  • 강진군 33.5℃흐림
  • 경주시 29.0℃흐림
  • 거제 32.9℃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6.08.08 (토)

[이슈] 2028년부터 '말뿐인 ESG' 허위공시 형사처벌

자산 10조 대기업 시작으로 법정공시 확정…산업계 전반 비상
거래소 자율공시서 자본시장법 적용…고의 누락 시 과징금 폭탄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 수단을 넘어 자본시장의 강력한 법적 규제로 자리 잡는다. 정부와 여당이 ESG 공시 의무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긴 최종안을 전격 발표하면서, 당장 2028년부터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등 ESG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수록해야 한다.

 

초기 초안보다 규제 대상이 한층 넓어진 데다, 거래소 자율공시가 아닌 자본시장법상 책임을 지는 법정공시로 확정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원회와 당정이 7월8일 발표한 ‘ESG 공시 제도화 최종 방안’에 따르면, 규제 사정권에 드는 기업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2028년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291개사 추정)를 시작으로, 2029년에는 자산 5조 원 이상, 2030년에는 2조원 이상 기업까지 의무화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2029년이 되면 종속회사를 포함해 무려 3,171개 공시 대상 기업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 2월 자산 30조원 이상 기업부터 적용하려던 초안을 대폭 수정한 결과다.

 

이번 최종안의 핵심 변화는 공시의 ‘법적 구속력’이다. 한국거래소 공시를 거쳐 완만하게 전환하려던 원안과 달리, 첫 시행부터 사업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사업보고서 공시는 허위나 기재 누락이 발생할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막대한 과징금,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한다.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 도입 2년 뒤인 2030년부터는 회계감사에 준하는 ‘제3자 인증’ 제도도 도입된다. 제3자 인증은 회계법인 등 독립 기관이 데이터 검증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 감사와 동일한 수준의 엄격함이 요구된다. 협력사와 판매처 등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산출해야 하는 ‘스코프 3(Scope 3)’ 공시는 기업들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3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동조화를 위해 ESG 공시 강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통상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ESG 데이터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글로벌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인하기 위해서도 표준화된 고품질의 ESG 공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규제 준수 비용과 데이터 신뢰성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 대기업 ESG 총괄 담당자는 “초입 단계인 데이터 취합과 컨설팅, 외부 인증 비용에만 기업당 연간 수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종속회사가 많거나 협력사 네트워크가 복잡한 대기업일수록 체감하는 규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탄소 배출량 데이터 산출 과정에 수많은 추정치가 개입될 수밖에 없어 고의성 없는 오류로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상당하다.

 

여기에 더해 법무법인의 ESG 컨설팅 담당 임원은 "정확한 탄소 배출 데이터를 측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중소·중견 협력사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공급망 하단에 위치한 기업들의 인프라 부족이 대기업의 공시 리스크로 그대로 전이되는 구조"라고 현장의 실상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도입 초기 3년간 제공되는 한시적 면책 제도를 단순한 유예기간이 아닌 '최후의 준비 시간'으로 삼아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순한 정성적 서술형 보고서 작성을 탈피하고, 재무제표와 연동되는 'ESG 데이터 전산 인프라'를 전사적으로 통합 구축하는 일이다.

 

종속회사와 국내외 공급망(스코프 3) 전반을 아우르는 탄소 배출량 관리 시스템을 사전에 구축해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향후 발생할 공시 오류와 그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 사내 ESG 전담 조직의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고, 이사회 직속의 ESG 리스크 실무 위원회를 신설해 의사결정과 모니터링 단계를 일원화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 역시 필수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정부는 기업의 현실적인 부담을 감안해 도입 초기 3년간 의도적인 그린워싱을 제외하고는 자본시장법상 책임을 면제해 주는 한시적 면책 제도를 마련했다. 아울러 2028년까지 주요 15대 업종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데이터 취합 방법론을 정립하고 전과정목록 데이터베이스(LCI DB)를 확장하겠다는 보완책을 제시했으나, 기업들이 영업비밀 노출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꺼리는 등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 과정에서의 진통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가오는 2028년 체제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업종별 가이드라인과 면책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내부 프로세스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 공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 신뢰 상실과 자금 유출이라는 냉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같은 섹션 기사

더보기



영상

더보기

공시 By A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