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7월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올해 들어 6번째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시장 안정 장치와 투자자 보호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코스피 8%대 급락…올해 6번째 서킷브레이커
7일 한국거래소는 오후 1시 51분 33초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서 시장 전체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이날 발동은 올해 들어 6번째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락 시 투매를 막고 투자자에게 판단 시간을 주기 위한 시장 안전장치다.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유가증권시장 내 모든 종목의 거래가 20분간 일괄 중단되고, 이후 단일가 매매를 거쳐 정상 거래로 전환된다.
■ 변동성 키운 ‘삼전닉스 쏠림’과 2배 ETF
시장에서는 최근 변동성 확대의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그리고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거래 집중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이다. 여기에 하루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몰리면서, 상승장에서는 매수 쏠림이,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급락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6.92%, SK하이닉스가 6.06% 하락 마감하면서 두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은 12~1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낙폭이 20% 안팎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 단일종목 ETF 거래대금 13조원…전체 ETF의 3분의 1 웃돌아
거래대금 쏠림도 뚜렷했다. 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13조113억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 36조481억원의 3분의 1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가격 변동까지 겹치면서 시장 변동성 우려가 커졌고,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오전 사이드카에 이어 오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 WSJ도 한국 증시 변동성 주목
외신도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칼럼에서 한국 증시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변동성과 쏠림 구조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한국 증시가 빠르게 오른 점, 변동성의 중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점, 그리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움직임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 금감원장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
금융당국도 뒤늦게 우려를 드러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 상품이 “증권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자 안전조치 마련 필요성을 언급했다.
■ 예탁금 강화 거론…소액 개인 역차별 논란
이에 따라 시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보완책이 거론된다. 우선 예탁금 기준을 높여 일정 금액 이상 투자자만 거래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무분별한 진입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투자자의 위험 이해도보다 계좌 규모로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이 될 수 있어 소액 개인투자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나올 수 있다.
■ 증거금·담보 상향…외국인·기관 우회 가능성
증거금이나 담보 기준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빚을 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줄여 과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은 해외 ETF, 선물, 옵션, 스왑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유사한 레버리지 노출을 만들 수 있어 국내 개인투자자만 제한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매매 횟수 제한…정상적 위험 관리까지 막을 수도
매매 횟수 제한 역시 대안으로 언급된다. 초단타 매매와 과도한 회전율을 줄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빠르게 포지션을 정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매매 횟수를 일괄 제한할 경우 정상적인 위험 관리까지 막을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 상품 축소·상장폐지…해외 우회 ‘풍선효과’ 우려
상장폐지나 상품 축소 같은 강한 조치도 간단하지 않다. 투자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외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홍콩에는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과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있고,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배로 추종하는 ETP도 나와 있다.
■ “막는 규제”보다 실효성 있는 보완책 필요
결국 핵심은 2배 레버리지 ETF가 좋다, 나쁘다를 단순히 가르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거래대금 비중이 커졌고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만큼 점검은 필요하다. 다만 개인만 막고 우회로는 그대로 열어두는 방식이라면 실효성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규제보다 개인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시장 안에서 관리 가능한 장치를 마련하되, 투자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풍선효과까지 고려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