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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6 (목)

최대실적 냈는데…'삼성전자 추락' 코스피 7600 붕괴

외인 2.9조 폭탄 매도…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동시 타격
‘30만전자’ 결국 무너졌다…정점 우려에 차익 매물 봇물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자본시장이 '공포 장세'에 휩싸였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4.9% 넘게 폭락하며 7600선까지 밀려났다. 장중 한때 시장의 매매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시장 전반이 통제 불능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특히 국내 증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당일 '30만전자' 고지를 내주며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겼다.

 

7월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5.02포인트(4.91%) 하락한 7656.31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1.13포인트(1.64%) 내린 7919.20에 개장한 이후, 시간이 갈수록 외인의 매도 폭탄이 거세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 한때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장중 최저 7389.22까지 수직 낙하하는 아찔한 변동성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증시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전방위적인 매매 중단 제동 장치가 가동됐다. 오전 10시23분경,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12% 급락한 상태가 지속되자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였으나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후 1시 51분에는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폭락세를 보이자 현물 주식 매매를 20분간 전면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번째, 역대 12번째로 기록된 이례적인 시장 마비 사태다.

 

 ■ 역대 최대 89조 영업이익의 배신...삼성전자 '피크아웃' 우려에 차익실현 봇물

 

이번 대폭락 사태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역설적인 주가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시작 전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1810.26% 폭증한 수치로, 대한민국 기업 역사상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호실적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84조6000억원마저 가볍게 뛰어넘는 단연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그러나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500원(6.45%) 밀린 29만7500원에 마감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30만원 선을 힘없이 내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락의 원인을 '선반영에 따른 차익실현'과 '실적 정점(피크아웃) 우려'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수와 주가가 가파르게 우상향해온 탓에, 막상 뚜껑이 열리자 "더 이상 나올 호재가 없다"고 판단한 자금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은 시장의 눈높이를 크게 상회했으나, 오히려 역대급 이익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향후 실적 둔화 가능성이나 정점 우려를 극대화하며 선제적인 차익실현 매물을 출회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장주가 흔들리자 시총 2위 SK하이닉스 역시 5.34% 하락한 221만 8000원에 마감하는 등 반도체 투톱이 동시에 무너지며 지수 방어선이 완전히 붕괴됐다.

 

 ■ 13거래일째 탈출하는 외인... 시총 상위주 무차별 폭락

 

시장의 수급 주체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행보가 지수 낙폭을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2조9173억원어치를 무차별 순매도했다. 무려 1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 이탈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관 역시 3092억 원의 매도세를 보태며 지수 끌어내리기에 동참했다. 오직 개인 투자자 홀로 3조1343억원 규모의 매물을 받아내며 눈물겨운 '물타기' 분전을 펼쳤으나 지수 폭락을 막아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포진한 전기·전자와 제조, 그리고 운송장비 부품 부문의 타격이 막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지주사인 SK스퀘어가 9.23% 급락했고, 삼성전기(-9.57%), 현대차(-4.78%), LG에너지솔루션(-6.35%) 등 전 산업군의 대표 리딩 기업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특히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수주 실패 소식이 전해진 한화오션은 시장의 실망감이 팽배해지며 하루 만에 22.39% 폭락한 9만 100원까지 고꾸라졌다.

 

 ■ 코스닥도 830선 후퇴... 변동성 장세 속 '바닥 다지기' 언제쯤?

 

유가증권시장의 패닉은 코스닥 시장으로도 전이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84포인트(1.87%) 내린 831.23에 마감했다. 장 초반만 해도 반등을 시도하며 866.59까지 치솟았으나, 오후 들어 코스피의 서킷브레이커 발동과 외인 매도세 압박에 직면하자 하락세로 반전해 한때 812.70까지 밀리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가계 자금 유입 성격이 강한 개인이 361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3855억원을 순매수해 코스피와 상반된 수급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1.66%)과 HLB(5.85%)가 강세를 보이며 버텼으나, 에코프로비엠(-1.56%), 레인보우로보틱스(-4.27%), 원익IPS(-9.48%) 등이 크게 밀리며 지수 하방 압력을 가 가중시켰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는 극대화된 공포 심리와 수급 꼬임 현상에 의해 움직이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조차 차익실현의 빌미가 된 만큼,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매도세 멈춤 여부와 지수의 자생적 바닥 확인 과정이 선행되어야만 본격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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