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6.3℃구름많음
  • 강릉 22.6℃흐림
  • 서울 27.9℃구름많음
  • 대전 28.8℃흐림
  • 대구 30.9℃흐림
  • 울산 31.9℃흐림
  • 광주 30.7℃구름많음
  • 부산 29.0℃흐림
  • 고창 30.3℃흐림
  • 제주 31.5℃흐림
  • 강화 25.2℃구름많음
  • 보은 28.4℃흐림
  • 금산 26.9℃흐림
  • 강진군 30.5℃구름많음
  • 경주시 32.5℃구름많음
  • 거제 27.2℃흐림
기상청 제공

2026.07.18 (토)

뒷목 잡던 나이롱환자 꼼수…첨단데이터에 다 털린다

블랙박스·EDR 공학 분석…소송 96%서 '과잉진료 없음' 판결
보험개발원 상해위험분석…가해 운전자 억울한 벌점도 구제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자동차 사고 발생 때 목덜미를 잡고 내리던 이른바 ‘나이롱환자’식 보험사기가 앞으로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과 과학적 충돌 데이터, 차량 내 사고기록장치(EDR) 등 고도화된 공학적 분석 기법이 보험사기 적발과 대인 보험금 합리화의 핵심 열쇠로 부상해서다.

 

보험개발원은 7월7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경찰 및 대형 보험사 관계자 등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사기 판단을 위한 공학적 분석 및 활용 사례’를 주제로 자동차사고 보험사기 방지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갈수록 지능화·고착화되는 자동차 보험사기를 뿌리 뽑기 위해 민·관·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공조 체계를 다지는 자리였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공학적 분석 기법 도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경미사고’로 인한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가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경상환자의 인당 평균 진료비는 90만1000원으로, 2015년(39만2000원) 대비 91.1% 폭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상자의 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25.1%(1029만2000원 → 1549만5000원)에 그쳐,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성향이 자동차 보험의 건전성을 갉아먹는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응해 보험개발원은 지난 2015년부터 실제 사고와 유사한 다양한 경미사고 재현 충돌시험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상해위험분석서’를 경찰과 보험사 등에 제공해 왔다.

 

공학적 시뮬레이션과 생체역학 분석을 결합한 이 분석서는 법정에서도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상해위험분석서가 활용된 316건의 소송 사건 중 무려 96%에서 법원이 사고와 부상 간의 ‘인과관계 없음’을 인정하거나 ‘보험금 조정’ 판결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경기남부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의 첨단 추적 기법과 수사 활용 사례도 나란히 공개됐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블랙박스 영상 분석을 통해 고의성을 판별해 내는 기법을 소개했다. 공단은 단일 운전자가 단기간(2020년 1월~2021년 4월)에 무려 12건의 교통사고를 낸 의심 사례를 정밀 분석했다. 영상 속 차량의 이동 위치와 시간 데이터를 추출해 위성사진, 현장 도로 구조와 매칭한 뒤 사고 직전의 감속 여부 및 제동 시 충돌 회피 가능성 등을 공학적으로 재구성했다.

 

이 분석 결과는 법원에서 결정적 증거로 인정돼 해당 운전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이 선고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차량 자체 데이터를 통한 고도화도 추진된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사고기록장치(EDR)의 국내외 안전기준 동향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시행될 규정 개정에 따라 EDR 필수 기록 항목이 기존 45개에서 67개로 크게 확대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단순 충돌 데이터뿐만 아니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작동 여부, 자율주행 관련 기능, 보행자 보호 및 차량 자세 정보까지 낱낱이 기록돼 사고원인 규명이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

 

공학적 사고분석은 보험사기 적발을 넘어 선량한 운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경미한 사고임에도 피해자가 과도한 상해를 주장해 가해 운전자가 억울하게 면허 벌점을 받을 위기에 처했을 때 보험개발원의 상해위험분석서가 구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도로교통법 기준상 교통사고 부상 정도에 따라 최소 2점에서 최대 15점의 벌점이 부과되지만, 상해위험분석을 통해 피해자의 상해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경우 경찰 재량에 따라 벌점을 부과하지 않는다.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억울한 범법자 양성을 과학이 막아내고 있는 셈이다.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은 “상해위험이나 고의사고분석 결과가 사법기관과 시장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사고분석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유관기관 간 긴밀한 정보 교류와 협력의 장이 돼 선량한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보험 환경을 조성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섹션 기사

더보기




공시 By A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