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날 대한민국 증시를 덮쳤던 사상 초유의 폭락 폭풍이 하루 만에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장중 변동성 급증으로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인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격렬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5.76% 급등 마감했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장중 한때 820선까지 무너지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연출한 끝에 겨우 상승 마감에는 성공했으나, 반등 폭은 코스피의 기세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 폭탄을 쏟아낸 가운데, 개인 투자자 홀로 지수를 떠받친 '외로운 방어전'의 결과였다.
■ 장중 823선까지 밀린 롤러코스터 장세…'반발 매수'로 간신히 상승 턱걸이
7월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포인트(0.19%) 오른 868.41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6.74%라는 기록적인 급락을 겪은 뒤 찾아온 반등 장세였기에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출발 역시 좋았다. 지수는 전일 대비 시초가를 높인 875.18에 개장한 뒤 장 초반 875.39까지 오르며 강한 복구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장중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지수는 823.98까지 수직 낙하하는 공포 장세를 연출했다. 하루 동안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무려 50포인트를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장 막판 전날 폭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간신히 상승 반전에 성공했으나, 5.76% 폭등하며 8088.34로 거래를 마친 코스피와 비교하면 코스닥의 반등은 무색할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이날 시장 전체의 거시경제 지표는 우호적이었다. 폭락을 주도했던 매도세가 잦아들고 대형 반도체주가 급등세로 돌아서며 증시 전반의 기둥을 세웠다. 외환 시장 역시 안정세를 찾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0.20원이나 급락한 1525.60원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 안정에 강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들은 대부분 코스피 대형주로 쏠렸고, 코스닥 시장으로의 온기 전달은 미미했다.
■ '개인 홀로 1121억 방어'…외인·기관 동반 이탈에 막힌 상단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강도가 이토록 약했던 결정적 원인은 수급의 불균형에 있었다. 주가를 위로 끌어올려야 할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철저히 매도 우위 기조를 유지하며 코스닥을 외면했다.
이날 수급 주체별 동향을 살펴보면 오직 개인 투자자만이 112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시장의 하방을 지지했다. 반면 외국인은 202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무려 1039억원의 매도 폭탄을 던지며 지수 상단을 강하게 눌렀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 역시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차익 거래에서 71억원의 순매도가 흘러나왔고, 비차익 거래에서도 852억원의 매도 우위가 겹치며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92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인과 기관의 기계적·구조적 매도세가 지수의 발목을 잡으면서 코스닥은 코스피처럼 시원한 되돌림을 주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장을 마쳐야 했다.
■ 주성엔지니어링 15% 폭락 충격…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기술주는 선전
종목별 흐름에서도 뚜렷한 명암이 갈렸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상승 종목이 1094개로 하락 종목(566개)을 크게 압도했고 보합은 78개였다. 특히 8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하하가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을 만큼 종목 전반의 매수 온기는 돌았다.
그럼에도 지수가 크게 못 오른 것은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주성엔지니어링이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무려 15.34% 급락하며 시총 상위권 전반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코스닥 대장주 격인 알테오젠 역시 2.84% 밀린 34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비엠도 0.88% 내린 12만4400원으로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0.93% 하락했다.
반면 일부 미래 성장 기술주들은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삼성전자 투자 모멘텀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55% 오른 49만2500원을 기록했고, 리노공업은 4.66% 강세를 보이며 7만8600원에 안착했다. 코오롱티슈진(3.67%), HLB(2.11%), 에코프로(0.46%) 등도 지수 방어의 선봉에 섰다.
당일 마감 기준 개별 종목 상승률 상위에는 NPX가 48.94%라는 폭발적인 급등세를 연출했고, 비엘팜텍(29.99%), CS(29.98%), 오가닉티코스메틱(29.98%), 져스텍(29.96%) 등 중소형주들이 상한가 랠리를 펼쳤다. 반면 하락률 상위에는 동양파일이 25.74%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위메이드맥스(-21.91%), 덕신이피씨(-17.83%), 신원종합개발(-16.77%), 티비씨(-15.85%) 등이 침체된 흐름을 보였다.
■ 침체 장세 속 거래대금 6.8조 수준…'방어'는 성공했으나 '숙제' 남겨
이날 코스닥 시장의 총 거래량은 5억9527만4000주, 거래대금은 6조8400억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지수가 변동성을 키우며 리스크가 부각된 것에 비하면 거래대금 자체가 폭발적으로 실리지 못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상방 베팅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며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현재 코스닥의 52주 최고치는 1229.42, 최저치는 766.57로 여전히 변동성 구간의 하단부에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이 장중 대폭락 우려를 딛고 상승 전환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포인 외국인과 기관의 귀환 없이는 본격적인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결국 코스피로 쏠린 거시경제적 안정화 자금이 코스닥의 중소형 기술주와 제약·바이오, 이차전지 섹터로 언제쯤 확산되느냐가 향후 추가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