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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7 (일)

코스닥 1050선 턱밑…반도체 장비株 무더기 상한가

금융위 '구조개선' 처방 통했나…기관 순매수에 '안도 랠리'
장중 1060선 터치 후 매물 출회…개인·외인은 '팔자'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매서운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천수답 장세를 보이던 코스닥 시장이 마침내 반등의 서막을 열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환율 급등이라는 메가톤급 대외 악재 속에서도 코스닥은 코스피와의 극적인 '디커플링(디커플링·동조화 이탈)'을 연출하며 2%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밸류업·시장 개선 의지와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반도체 전공정 장비주를 중심으로 한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 5연패 사슬 끊은 코스닥, 대외 악재 뚫고 1050선 턱밑까지

 

6월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70포인트(2.31%) 큰 폭으로 오른 1049.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소폭 오른 1032.91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기관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1065.90까지 치솟으며 106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록 장 막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고점 대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긴 했으나, 최근 5거래일 동안 누적된 피로감을 씻어내기엔 충분한 장대양봉이었다.

 

이날 시장의 총 거래량은 억 1287만주, 거래대금은 10조973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이점은 상승 종목(834개)과 하락 종목(849개)의 숫자가 팽팽하게 맞섰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와 특정 주도 섹터의 급등이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압축 랠리' 형태를 띠었다는 점이다.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만 무려 8개에 달했다.

 

■ 코스피는 1%대 주저앉았는데…양 시장 희비 가른 원동력은?


이날 코스닥의 선전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의 극명한 온도 차 때문이다. 같은 날 코스피는 대외 변수를 이기지 못하고 1%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현재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은 국내 증시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면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중동 지역의 무력 공방이 재점화됐고, 이는 뉴욕증시 약세, 국제유가 폭등,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3대 악재로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우려가 커지며 시총 규모가 크고 환율에 민감한 코스피 대형주를 던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코스닥은 달랐다. '환율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도 427억원을 순매도하고, 개인 역시 1635억원어치를 던지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기관'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기관은 홀로 2067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 방어를 넘어 폭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책적 모멘텀도 한몫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주요 증권사의 코스닥 담당자들을 긴급 소집해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및 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 "반도체 장비株의 날"…원익IPS·주성엔지니어링 폭발

 

종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 그중에서도 전공정 장비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원익IPS(240810) : 가격제한폭 변동성까지 치솟으며 29.93% 급등, 상한가로 직행했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 : 장중 내내 매수세가 몰리며 27.22% 폭등했다.
-유진테크·덕산하이메탈 : 각각 29.97%, 29.96% 오르며 상한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인공지능(AI)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에만 온기가 쏠렸던 것과 달리, 레거시(전통) 반도체 및 전공정 장비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기관의 바스켓 매수(일괄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총 상위권 내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삼천당제약(2.48%), HLB(0.77%)와 이차전지 에코프로(0.94%)는 소폭 올랐으나, 대장주 격인 알테오젠(-2.94%)과 에코프로비엠(-0.30%),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6.42%)는 하락하며 지수 상승세 속에서도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 기술적 반등인가, 본격 추세 전환인가…앞으로의 체크포인트

 

전날 1026선까지 밀렸던 코스닥이 하루 만에 낙폭을 만회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장중 최고점(1065.90) 대비 마감 지수(1049.73)가 다소 밀린 점은 상방에 쌓인 매물대 압박이 여전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반등이 본격적인 우상향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기관 수급의 연속성 : 오늘 지수를 홀로 이끈 기관의 매수세가 단기 트레이딩에 그치지 않고 내일까지 이어질 것인가.
-외국인 귀환을 위한 환율 안정 :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어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가 멈춰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이 단단해진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를 뒤흔들고 있는 중동발 리스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시장 전체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코스닥이 매서운 소나기를 피해 가며 '화려한 반전'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살얼음판이다. 내일 장에서도 장비주의 온기가 유지되는지, 기관의 매수세가 연속성을 갖는지 여부를 예시주시하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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