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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토)

개미가 지킨 코스피 8800선…삼성전자, 메타 제쳤다

장중 피 말리는 롤러코스터 끝 안착…시총 2100조 돌파 '세계 10위'
'피지컬 AI' 파트너 지목에 희비 교차…레버리지 ETF가 변동성 키워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장중 내내 숨 막히는 폭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피를 말리던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종가 기준 사상 최초로 8800선을 돌파하며 대기록을 수립했다.

 

6월2일 코스피는 8801.49에 턱걸이하며 장을 마쳤다. 장중 내내 이어진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매도 폭탄을 개인이 온몸으로 받아내며 지켜낸 눈물겨운 '최고가 사수전'이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테크주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2.29% 급락한 1,026.03에 마감해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시장은 글로벌 AI 황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과, 사상 초유의 수급 대혈투, 그리고 증시 변동성을 극대화한 레버리지 ETF의 그림자까지 한데 뒤엉킨 그야말로 '역대급 하루'였다. 화려한 기록 뒤에 숨은 시장의 구조적 내막을 상세히 분석했다.

 

■ 삼성전자, '메타' 제치고 세계 시총 10위 등극…2,100조 대제국

 

이날 역대급 장세의 중심에는 단연 삼성전자가 있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6% 급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는 3% 넘는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장중 변동성에 휘둘리기도 했으나 끝까지 매수세를 방어해 낸 삼성전자는 결국 3.30% 오른 36만500원에 마감했다.

 

이 하루 동안의 급등으로 삼성전자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거느린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Meta)'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시총 2000조 원의 벽을 깨부순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에만 몸집을 100조원가량 더 불리며 총 시가총액 2107조583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는 잔인한 차익실현 매물에 시달렸다. 상승 출발의 기쁨도 잠시, 장중 내내 낙폭을 키우던 SK하이닉스는 결국 0.13% 하락한 236만원으로 주저앉으며 삼성전자와 명암이 갈렸다.

 

 

 

■ 젠슨 황의 '샤웃아웃((Shout-out)'…SK텔레콤 11% 폭등, AI 관련주는 '땀방울'

 

이날 장세를 지배한 또 다른 키워드는 대만 'GTC 타이베이'에서 날아온 젠슨 황 CEO의 발언이었다. 젠슨 황이 기조연설 도중 SK텔레콤을 미래 '피지컬 AI(현실 세계와 결합한 로봇·자동화 AI)' 분야의 핵심 협력 파트너로 공식 거론하자마자 통신 시장이 뒤집어졌다. 통신 대장주인 SK텔레콤은 이날 무려 11.59% 급등한 12만5200원에 마감하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젠슨 황의 한국 방한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AI 및 로봇 관련주들은 종목별로 냉혹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두산로보틱스: 피지컬 AI 수혜주로 지목되며 20.45% 폭등한 16만6700원 안착
-NAVER: AI 에이전트 기대감에 3%대 견조한 상승
-LG CNS: 직전 이틀간 50% 넘게 폭등했던 피로감에 5% 급락하며 차익 매물 출회
-두산: 지주사인 두산 역시 과열 부담에 12.94% 폭락한 191만8000원 후퇴

 

한편,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 기조의 수혜주로 꼽히는 보험과 유통 등 전통적인 가치주 섹터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생명이 17.07% 폭등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14.29%), 삼성화재(6.13%) 등이 동반 랠리를 펼치며 지수 하방을 든든하게 받쳤다.

 

■ "돈 있으면 다 던져라" 외인 6.5조 폭탄…몸으로 막아낸 개미들

 

이날 수급 창구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무려 6조5939억 원어치의 주식을 무차별 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18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기관 역시 2,417억 원 순매수에 그치며 눈치를 보았다.

 

이 거대한 매도 폭탄을 받아낸 것은 오직 국내 개인 투자자(개미)들이었다. 개인은 홀로 6조346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하방에서 전부 받아냈다. 개미들의 이 눈물겨운 '총탄 방어'가 없었다면 코스피 8800선 돌파와 사상 최고가 마감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치된 시각이다.

 

 

 

■ "지수 춤추게 한 주범은 레버리지 ETF…외인은 구조적 함정 빠져"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가 장중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극심한 널뛰기를 한 원인으로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 매물'과 '파생 상품의 부작용'을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르다 보니 시장이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다"며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린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왜곡하고 키우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 레버리지 ETF의 거래량을 추산해 보면 현재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의 10%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초자산인 주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2배의 자금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형주들의 장중 등락 폭이 비정상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한 외국인의 18거래일 연속 매도세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는 "거의 동의한다"면서도 이를 '구조적 함정'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상 자금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어야 하는 타이밍인데도 한국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유독 큰 것은 역설적인 구조 탓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많이 팔아치워도, 코스피 지수 자체가 워낙 폭등하다 보니 전체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에서 한국 주식이 차지하는 '금액 기준 보유 비중'은 오히려 계속 올라간다. 결국 벤치마크 비중을 맞추기 위해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더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고, 기계적으로 매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시장이 오를수록 외국인은 구조적으로 더 팔 수밖에 없다."

 

코스피 8800선 돌파삼성전자의 세계 10위 진입은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이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쾌거다. 엔비디아발 AI 동맹의 핵심 축으로 K-반도체와 K-통신이 공인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이 기계적인 구조적 함정에 빠져 하루에 6조 원 넘게 매물을 쏟아내는 시장을 오직 개인의 자금력만으로 언제까지 떠받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지수의 변동성을 배가시키는 레버리지 ETF로의 자금 쏠림은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 2배의 충격파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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